석가의 출가

조회 수 2403 추천 수 0 2007.06.18 08:30:51
김병규 *.106.107.131
솟날 나이

 

  석가의 출가

                                              박영호

 

언제 꺼질지 모르는 물거품 몸뚱이 끼리

마음 놓고 사랑하면서 살 수가 없었기에

 

너도 나도 움직이는 미라이고 온 누리는 큰 묘지

하루하루의 삶이 괴로웁고 덧없어 번뇌 일뿐

 

스물여덟 살의 싯다르타 더 안연(晏然) 할 수 없어

어여뿐 아내 귀여운 아들도 버리고 출가해

 

안식처이던 카필라성을 아무도 몰래 탈출

맹수와 독사들이 깃들이는 돌산 속으로 들어가

 

바른 깨달음을 이루지 못하면 차라리 죽기로

굳게 마음먹고 천신만고의 수행을 하니

 

시시각각 죽음의 톱니 바퀴 앞에 버티기 육년

피골이 상접하여 숨지기 직전 수자타의 유미죽

 

니란자나의 하반을 떠나 부다가야 보리수 아래

기도 가운데 밤하늘 샛별보다 빛나는 얼의 눈 떠

 

참님은 땅위에 있지 않고 허공인 하늘로 계셔

온통으로 하나이신 비롯도 마침도 없는 니르바나님

 

영원한 생명인 얼나를 생각으로 깨달으니

니르바나님의 생명인 다르마이니 불성의 참나

 

싯다르타 영원한 생명을 깨달아 붓다 되니

공자가 말한 불혹의 나이에도 못 미친 서른다섯

 

니르바나님 사랑에 몸나의 괴로운 삶도 잊고

뭇사람을 깨우치고 사랑하기에 일생을 보내

 

여든 살에 몸나의 죽음을 반기며 말하기를

몸 죽음을 슬퍼 말라 얼나로는 생사를 넘어섰다.

(2007.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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