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못난이가 웁니다.

조회 수 1866 추천 수 0 2010.07.27 22:32:05
괴롭고 어려운 삶

 

이 못난이가 웁니다.

                                                            박영호

공구님은 아끼던 안회가 먼저 세상을 떠나가버리니

점잖은 체면 잊고서

하늘이 나를 죽인 것이라며 몸부림치고 소리내 울었지요

 

예수님은 목숨조차 걸고서 영생의 말씀을 가르쳐주어도

마이동풍 우이독경이라

못알아 듣는 예루살렘 사람들이 너무나 가여워서 울었지요

 

김성탄님은 소중한 글월을 남긴 옛님들을 생각하면서

아하 통곡고인(痛哭古人)이라

너무나 고마웁고 존경스러움에 목이 아프도록 울었다지요

 

박지원님은 선조들이 살었던 요동벌을 지나는 나그네 되어

끝없는 지평선을 내다보며

이곳이야 말로 사나이가 울만한 곳이라며 대성통곡했다지요

 

이 못난이도 한없이 깊은  은혜입어 이 세상에 턱 나왔으니

저 푸르고 높은 하늘 쳐다보며

하늘에 까지 사무치도록 크게 소리내어 한번 울고 싶습니다.

 

옛임들이 나라을 잃자 분하여 울었듯이 통일이 늦은 걸 울어야지만

그 보다 훨씬 더 간절한 맘으로

사모하옵는 없이 계시는 하느님 아버지를 부르며 울렵니다.

 

짐승인 몸을 쓰고서 하느님을 아버지라 부르기도 송구하오나

하느님 아버지 사랑합니다.

여위고 주름진 두뺨위에 눈물이 느낌표 그리며 흘러내립니다.

 

(201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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