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를 떠나리-박영호

조회 수 2393 추천 수 0 2008.02.18 14:36:47
운영자 *.131.137.48
솟날 나이

 

여기를 떠나리

 

박영호

 

어리석고 미련하게 여기서 살궁리만

하긴 온걸 싫어했고 돌아가고 싶었지

앞서 간 이들이 자취없이 떠나가 버리듯

그 뒤 좇아 홀가분하게 훌쩍 사라지리라

여기서는 그 누구의 눈에도 다시 띄지 않게

 

시름덩이 몸을 팽개쳐 버리고 떠나는게

너무도 마음 가뿐해 콧노래가 저절로 나와

고달프고 부끄러운 날마다 먹고 싸는 일이라

그 가운데 하느님 그리운 것을 사무치게 알아

세상에서의 옥살이 같은 괴롬도 밑진 일만은 아니

 

저 푸른 언덕 위 양지 바른 무덤에 묻힐건가

차라리 화장터 불꽃속에서 흰재로 변하리

하느님 아버지 그리는 얼나만이 자유롭게

하느님 품속으로 돌아가니 눈물 짖지 마오

오 하느님 아버지 그동안 너무도 그리웠어라

 

 

 

(2008.2.14)

   
엮인글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236 날(日)이 나이다 관리자 2012-09-24 1537
235 거친바람(태풍) 관리자 2012-09-24 1552
234 남 덕유산 칠연벗골 관리자 2012-09-24 1640
233 마이산(말귀뫼) [2] 관리자 2012-08-20 1569
232 내 나라는 이 땅의 나라가 아니다(요한 18:36) 관리자 2012-06-17 1580
231 두더지의 눈 관리자 2012-06-17 1813
230 사람 숭배 말자 관리자 2012-06-17 1518
229 생각하는 짐승 관리자 2012-06-04 1414
228 밴댕이 소갈머리 관리자 2012-05-20 1843
227 맛끊음이 참사는 길 관리자 2012-05-20 1532
226 외로움 [1] 관리자 2012-05-20 1576
225 아픈맘 어이해? 관리자 2012-04-23 1673
224 글로써 비오다 관리자 2012-04-23 1566
223 하느님! 관리자 2012-04-23 1540
222 이 목숨 마지막이 닥친다 관리자 2012-04-23 1531
221 나는 누구인가? [2] 관리자 2012-03-21 1498
220 나 어찌하리 관리자 2012-03-21 1548
219 낚시에 걸려서야 관리자 2012-02-27 1522
218 짐승인 제나 버리자 관리자 2012-02-20 1423
217 없빔의 씨알 관리자 2012-02-20 1511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