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가엾은 이들

조회 수 2385 추천 수 0 2008.03.26 08: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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솟날 나이

 

우리는 가엾은 이들

 

박영호

이 땅위에 몸을 가진이는 누구나 더 없이 가엾어라

먹음 살이 어려워 끼니 잇기 쉽잖아 배골아 울어봤나

배움살이 힘들어 못배워 한숨짓고 배우기 싫어 한숨

겨룸살이 두려워 고비마다 겨루고 다투기에 고달퍼라

흘림살이 삼가야 잘못흘러 뉘웇고 너무 흘러뉘웇지

어이할꺼나 어이할꺼나 호랑이 보다 무서운 인생살이를

 

이 땅위의 몸을 가진 이는 누구나 더 없이 가엾어라

얼마전에 없었던 것이 조금 뒤에 없어져 버릴건데

사는 날 동안 너무나 괴롭고 고민스러워 밤잠을 못이뤄

예쁘든 미웁든 성하든 약하든 재주야 있든 없든

모두가 한가지로 태남.늙음.앓음.죽음길을 걸어가야

어이할꺼나 어이할꺼나 뱀보다 징그러운 인생살이를

 

이 땅위에 몸을 가진이는 너나없이 너무나 가엾어라

이 세상에 오고 싶어서 온 것이 아니라 붙잡혀 온듯 한데

억울하고 분하여라 울기라도 해야지 소리라도 질러야지

제 생각에 잘났어도 으스대지말고 못났어도 풀죽지말고

어차피 이 삶이란 몽땅 내것이 아닌 걸 가엾게 여기며 살자

아이 고마워라 아이 고마워라 값없이 받은 인생 은혜롭게살리

 

이 땅위에 몸을 가진 이는 너나없이 너무 가엾어라

미쳐버리겠다고 죽어버리겠다고 답답해도말고 두려워말아

안난셈치고 살아보자구나 죽은 셈치고 살아보자구나

모진 일을 겪어도 지나고 보면 나쁜 일만은 아님을 알게되

귀한 스승 만나 배우고 익히면 하느님의 영광을 보게 되리라

아이 고마워라 아이 고마워라 나는 보잘것 없으나 임은 영광돼

(2008.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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