솟날 나이

조회 수 2289 추천 수 0 2007.05.02 09:33:08
김병규 *.106.107.131
솟날 나이

 

  솟날 나이

                               박영호

마흔(40)

몸으로는 침팬지와 멀지만은 않은 사이라

지난 날 살아오길 짐승노릇임도 자연스러워

마흔이 되고 보니 이건 아니다 뉘웇게 돼

나를 이끌던 짐승 성질과 싸워 이기고서

하느님 우러르니 비로소 사람의 아들됨

짐승살이 말아라고 마흔이라 하였는가

짐승의 제나 버리고 하느님과 하나되 불혹(不惑)

 

쉰(50)

곡식도 때가 되면 줄기 자라기를 멈추고

오직 열매만 영글게 하기에 온 힘 기울여

몸이 시들을 때는 얼을 영글게 하라는 것이라

얼의 열매가 향기롭고 빛깔나게 잘 익으면

섶대인 몸이야 죽어 불사른들 어떠하랴

임자인 하느님께서 얼 열매 기뻐 거두리니

목숨 넘어 얼숨 쉬는 하늘 목숨(天命)다다름

 

예순(60)

나에게로 오라며 여기 저기서 부르는 소리

철 없을 때 홀리여 헤매 다녔지만

오라는 이들은 모두가 거짓이요 속임이라

오직 참된 스승만이 바르게 가르치기를

제 맘 속에 들리는 가늘고 조용한 말씀

소리 없는 하느님 소리만 듣고 좇으라 했지

내 맘 속 예서 들리니 예순인가 이순(耳順)인가

 

일흔(70)

예수는 믿음의 기량이 다른 이보다 월등해

사십이 못되어서 영원한 생명 이뤘지

철 늦은 이들을 생각해 이룰 나이를 늦춰

일흔에 영생에 이르라고 일흔이라 한 건가

마지막 조심할 건 몹쓸 노욕이라 했지

노욕을 버리면 영원한 생명은 눈 앞에

얼나로 솟나 제나를 딛고 서면 법도 넘길 일 없어

2007.4.29

 

   
엮인글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156 솟나자(메타노에오μετανοεω.회개하다) 관리자 2009-05-27 3211
155 내 눈에 눈물 관리자 2009-06-03 2628
154 하느님나라로 솟나 오르리 관리자 2009-06-15 2538
153 천년 숲길을 걷자 관리자 2009-06-18 2737
152 자꾸만 지나간다 관리자 2009-06-25 2425
151 이 뭣고! 관리자 2009-07-01 2605
150 好學 관리자 2009-07-01 3039
149 저 높은 곳에 오르리 관리자 2009-08-05 2605
148 하느님의 뜻이 나의 뜻 되기만을 관리자 2009-08-05 2676
147 님만이 드러내소서 관리자 2009-08-05 2730
146 길 잃은 양 한마리 관리자 2009-09-02 2590
145 어찌할꼬 관리자 2009-09-17 2352
144 죽도록 참자 [1] 관리자 2009-09-17 2684
143 마지막 눕울자리 관리자 2009-09-19 2471
142 시나브로 깨달아진다. 관리자 2009-09-30 2362
141 눈에 뵈는게 없나?(眼下無人) [1] 관리자 2009-10-09 3090
140 얼바람(靈風) 관리자 2009-10-14 2277
139 누리의 소금이 되자 관리자 2009-10-28 2365
138 괴롭고 어려운 삶 관리자 2009-11-05 2347
137 나는 가랑잎 file 관리자 2009-11-11 2455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