줍고 쓸고 닦자

조회 수 1695 추천 수 0 2011.05.20 12:11:53
 

 

줍고 쓸고 닦자

                                                            박영호

사람이란 도깨비가 나타나서

이 누리를 부수고 어지럽히고 더럽혀

이름하여 '예토'를 만들어

새 짐승들까지 못살게 만들었으니

부끄럽고 두려워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어라

허울좋은 개발은 그쯤하고

자연에 상처를 내지 말자

함부로 버린 쓰레기는 줍고 아예 버리지 말자

어리럽힌 곳은 가다듬고 간추리고 바로잡자

더렵혀진 곳은 쓸고 씻고 닦자

이 누리가 '정토'가 될 때까지 그치지 말자

 

누리를 깨끗이 하려는 이의 마음은

가라앉고 맑아지고 밝아지나니

청소함이 곧 기도요 선정이라

맘속에 삼독이 사라진다

청정심이 이뤄져

참나인 하느님이 나리신다

나는 이 누리를 쓰는 빗자루가 되리라

나는 이 누리를 닦는 걸래가 되리라

나는 이 누리를 씻는 맑은 샘물이 되리라

나는 이 누리를 깨끗이 하는 청소부가 되리라

 

(2011.5.3)

 

 

   
엮인글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76 어질고 슬기론 지순혜(池純惠) 관리자 2011-06-20 1720
75 우리의 얼벗(靈友) 정양모 관리자 2011-06-20 1600
74 외홀(孤獨) 관리자 2011-06-20 1649
73 반가운 길벗 관리자 2011-06-20 1556
72 관리자 2011-07-17 1552
71 밴댕이 회 관리자 2011-07-28 1622
70 청소하기 관리자 2011-09-27 1581
69 금빛자라뫼에 올라 관리자 2011-09-27 1618
68 청소하기 [2] 관리자 2011-09-27 1590
67 이가 절로 빠졌네(落齒吟) 관리자 2011-09-27 1597
66 얼나찬미 관리자 2011-10-25 1547
65 좁은문 관리자 2011-11-26 1540
64 죽음을 찬미하다 관리자 2011-12-18 1629
63 죽음을 찬미한다. 관리자 2012-01-24 1546
62 한웋 사랑 관리자 2012-01-24 1556
61 이 망할놈아! 관리자 2012-01-29 1605
60 없빔의 씨알 관리자 2012-02-20 1511
59 짐승인 제나 버리자 관리자 2012-02-20 1423
58 낚시에 걸려서야 관리자 2012-02-27 1522
57 나 어찌하리 관리자 2012-03-21 1548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