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은 축복

조회 수 2551 추천 수 0 2009.03.11 08:53:16
관리자 *.197.180.225

 

 

              죽음은 축복

                                        박영호

어려서는 죽음이 무척이나 두려웠다

마을에 초상이 나며는 밤 외출을 못했다

지나가는 상여만 보아도 온몸이 떨렸다

이제는 죽음이 죽음이 아닌 걸 분명 알아

보다 더 나아지려고 싹 달라지는 것이다

거룩하고 신비한 죽음 그리웁고 기다려져

태어남의 진통이 기쁨이 되듯 죽음의 고통 또한

하느님 아버지 품속에 안기는 황홀함이여

 

죽음에 대한 얘기는 서로 말하기도 꺼린다

빌딩엔 아예 사층이란 말조차 없애버린다

공동묘지는 나와 상관없는 먼곳으로 만 안다

이제는 죽음이 영원한 생명의 문인걸 분명알아

죽은 뒤의 일을 모르는게 더욱 가슴 벅차게 해

탈도 많던 몸뚱이와 시원스럽게 작별하면

섭섭하기 보다는 죄수복 벗듯 홀가분하리

울면서 슬퍼하다니 죽음은 더 없는 영광이여

                        (2009.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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