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를 떠나리-박영호

조회 수 2393 추천 수 0 2008.02.18 14:3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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솟날 나이

 

여기를 떠나리

 

박영호

 

어리석고 미련하게 여기서 살궁리만

하긴 온걸 싫어했고 돌아가고 싶었지

앞서 간 이들이 자취없이 떠나가 버리듯

그 뒤 좇아 홀가분하게 훌쩍 사라지리라

여기서는 그 누구의 눈에도 다시 띄지 않게

 

시름덩이 몸을 팽개쳐 버리고 떠나는게

너무도 마음 가뿐해 콧노래가 저절로 나와

고달프고 부끄러운 날마다 먹고 싸는 일이라

그 가운데 하느님 그리운 것을 사무치게 알아

세상에서의 옥살이 같은 괴롬도 밑진 일만은 아니

 

저 푸른 언덕 위 양지 바른 무덤에 묻힐건가

차라리 화장터 불꽃속에서 흰재로 변하리

하느님 아버지 그리는 얼나만이 자유롭게

하느님 품속으로 돌아가니 눈물 짖지 마오

오 하느님 아버지 그동안 너무도 그리웠어라

 

 

 

(2008.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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