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가자

조회 수 2668 추천 수 0 2009.04.23 09:11:15
관리자 *.197.180.225

 

 

              떠나가자

                                        박영호

떠나가자

옮겨가자

돌아가자

 

세상을 등지고 하느님 나라로 떠나가자

멸망의 생명을 버리고 영원한 생명으로 옮겨가자

낱동의 제나를 잊고서 온통의 얼나로 돌아가자

 

떠나려니 섭섭해 슬프다고

버리려니 아까워 분하다고

잊으려니 아쉬워 괴롭다고

 

세상에 떨어져 사는지 얼마나 되었다고

정이 깊이 들어 떠나기가 서럽다고 하는가

서운한 것은 홀린 것이라 시원스레 떠나자

 

몸뚱이에 갇혀 끙끙거리는지 얼마나 되었다고

참으로 나인줄 아나봐 버리기가 아까웁다니

아깝다는 건 빠져버린 어리석음 깨끗이 옮겨가자

 

잘났다 고개 쳐들고 다닌지 얼마나 되었다고

나라는 생각에 버릇이 붙어 버렸나

못잊겠다 생떼쓰지 말고서 기쁘게 돌아가자

 

오늘이 헤어지기 좋은 때라 얼씨구 떠나가자

몽땅 버리니 이삿짐도 없거니 힁허니 옮겨가자

뒤돌아 볼 것도 없지 머뭇거리지 말고 냉큼 돌아가자

                        (2009.4.20)

 

 

   
엮인글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176 희수 맞은 김재환 길벗 관리자 2011-04-18 2021
175 향기로운 삶 김병규 2007-10-10 2030
174 오늘 김병규 2007-04-25 2046
173 늙음 찬송 김병규 2007-06-27 2068
172 好學하는 구자홍회장 내외 관리자 2010-06-27 2068
171 얼굴을 봐야 정이 든다고 관리자 2010-06-21 2110
170 이 누리 떠날 채비를 관리자 2010-03-20 2114
169 때 바꿔 생각하기(易時思之) 김병규 2007-12-17 2117
168 지푸라기 잡고서 관리자 2011-04-26 2125
167 말과 글 관리자 2010-06-21 2138
166 서녘에 해 지듯이.. 김병규 2007-06-20 2140
165 사람살이의 그루갈이 관리자 2010-12-19 2161
164 숨.줌.춤의 삶 김병규 2007-08-21 2168
163 하늘 아버지 참나 낳으시니 관리자 2010-02-23 2170
162 숨지면서 부를 님 관리자 2010-05-24 2171
161 생명나무의 열매를 따먹자 관리자 2010-05-02 2173
160 수덕사를 찾아가-박영호 운영자 2008-03-05 2181
159 이야기-박영호 김병규 2008-01-21 2184
158 없이 계신 하느님 아버지 [1] 관리자 2010-01-05 2199
157 조히 살기 조히 죽기 - 박영호 운영자 2008-02-08 2211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