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상사 뜰안을 거닐며

조회 수 2690 추천 수 0 2008.04.16 14: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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솟날 나이

 

길상사 뜰안을 거닐며

박영호

봄이라 활짝 핀 꽃에서 붓다의 미소를 읽으며

관세음보살의 이끔인가 어느새 길상사 뜰에 섰네

큰 스님 오는날엔 불자들이 야단법석으로 모인다는데

눈앞엔 설법전 짓는 일꾼들만 바삐 움직여

길상사를 있게한 시주의 추모비 앞에 합장하니

꽃중에 꽃이로다 더없이 아름다운 길상화랄까

 

일찍 탕자들이 내로라 으스대며 호기를 부리던 곳

이젠 붓다님이 임자되시어 법당에 가부좌를 트시니

기생들의 노래가락과 흥겨운 춤사윈 간곳 없고

스님들의 발자욱 소리와 촛물 떨어지는 소리 뿐이네

상전이 벽해가 된다지만 이런 기적을 누가 이뤘는가

큰 스님 말씀에 감동한 길상화 여인의 회심이지

 

이 몸이 짐승인 것은 누가 무슨 소릴 해도 틀림없어

짐승성질 죽이고 니르바나님의 불성을 받아품으면

요정이 사찰로 바뀌듯 짐승이 사람되어 붓다가 돼

얼나를 깨달은 너와 나는 걸어다니는 법당인 것을

내 맘속의 붓다님께 기도 올리는 것이 참선 아닌가

너도 나도 산 붓다가 되어 법향을 가득 풍기리

 

(2008.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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