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박영호
굼벙이나 쥐며느리보다 내가 낫나?
나라는 생각조차 없는 그 미물들이 부러워
내라는 임자 노릇이 너무도 어렵고도 지겨워
노름에 빠지고 살맛에 녹아짐도 알만해
그러나 맘차리고 보면 앞서보다 더 어려워
사랑의 임을 맞아 삶의 보람을 찾아보지만
모두가 헛뵈고 돋뵌 빈 껍데기 임들이라
마음에 아픔과 허무만 남기고서 훌쩍 떠나가
나 아닌 나가 임아닌 거짓님의 덫에 걸려
백골번뇌의 태산같은 무게에 짓눌린다
이 거짓나를 온통이신 임자 하느님께 돌리니
내 삶이란 한바탕 허망한 꿈이러라
온통이신 하느님만이 더없는 참님이요 참나라
맘과 뜻과 힘을 다해 하느님만 사랑해
하느님 사랑에 삶도 잊고 죽음도 잊고 제나 잊어
하느님 품에 안겨 태어나기 앞서의 평안속
(201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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