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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인가? 박영호
다른건 몰라도 나가 누군지는 모로미 알아야만
나라며 살고는 있지만 나가 누구인지는 모르고 있다
여인의 사타구니에서 떨어진 살뭉텅이로 비롯해
자라면서 나라는 생각이 일고 이름까지 얻었어라
나를 지키려 성질도 내고 남과 다투기도 여러번
나가 누구인지는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캄캄하다
내노라 으스대긴 얼빠진 버마재비의 허세일뿐
아무래도 나는 나아닌 나로 살고있는 배우 인가봐
어진이들의 말을 들어도 여인이 낳은 나는 거짓 나라
구질구질한 목숨이 나타나자마자 사라지는 별똥별
나가 뉜지 알지도 못한채 꺼져버리는 한바탕 꿈이라
나의 일생이란 내세울 것도 없는 도깨비에 홀림인 듯
깨어라 참나는 겉은 빔이요 속은 얼인 하느님이다
비롯도 없고 마침도 없어 남도 없고 죽음도 없다
나서 죽는 거짓나인 몸과 맘의 제나는 부질없는 꿈
얼나 깨어 하느님께로 돌아가 하느님과 하나 되리
(2012.3.13 다석님 122주 생신날)
※ 여인이여 나와 무슨 생관이 있나이까?(요한 2:4)
※모로미--모름직이의 옛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