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터골(구기동)을 찾아

조회 수 1971 추천 수 0 2013.03.17 06:00:59

 

 

 

옛터골(구기동)을 찾아

 

                                                                  박영호

 

가르침을 받던 그 옛날을 그리며

스승님이 머무시던 옛터골을 찾으니

눈에 익은 집은 간곳 없고 비봉만 우뚝

손수 가리켜 주시던 대남문이 보인다

보현봉 문수봉이 좌우에 서있는데

석가 붓다님은 그 어디에 계시온지

법신만이 바람으로 머리 쓰다듬어

 

긴 책상으로 만리장성 쌓아 해혼해

살아서도 밤낮으로 널위에 살으셨다

골목 끝까지 배하시던 발자욱소리

멈춰 서시며 잘가시오 라든 목소리

어디선가 들려오는 듯 고개 돌려보니

빌라집들이 가득히 선 낯설은 곳일 뿐

사십년이 오래지 않단 말씀 메아리 들려

 

사는 것도 죽는 것도 아무것도 아니라며

이 세상 산다는 게 꿈꾸는 것이라고

스승님과의 만남조차 꿈속 이었나

옛터골 찾은 일이 어리석음 이런가

눈에 보이는 것은 모든 게 덧없는 것

바뀌는 누리 넘어 바뀌지 않는 거기가

우리가 돌아가야 할 영원한 님 계신 곳

(2013.2.12)

 
   
엮인글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276 박선생님 팔순 모임 기념 시등 file 관리자 2013-07-23 76018
275 님을 사랑하리라 - 박영호 운영자 2006-05-29 32342
274 이런 일도 있구나 [1] 관리자 2013-04-21 18581
273 고독사(孤獨死) 운영자 2008-06-13 13278
272 대왕 금강송 관리자 2013-11-27 7783
271 마지막 사랑 file [3] 관리자 2008-10-01 7513
270 톨스토이와 유영모 [4] 관리자 2008-08-21 7314
269 시골교회소개-임락경목사 김병규 2004-05-05 6182
268 네잎크로바 운영자 2008-06-11 5148
267 무덤 치레 말자. 관리자 2013-12-01 5061
266 아들아 미안하다. [1] 관리자 2008-07-20 5052
265 밑 닦기 관리자 2008-07-11 4970
264 기도할 수 있는 건 더 없는 은총 관리자 2013-11-17 4936
263 한 마음 관리자 2008-07-11 4832
262 촛불 관리자 2008-07-11 4648
261 하늘 여신 등걸(단군)님 관리자 2013-10-28 4583
260 참을 아는 길벗 김병규 관리자 2013-11-17 4434
259 없애야 할 더러운 제나 관리자 2008-07-20 4399
258 예수와 석가가 아주 좋아 관리자 2013-10-28 4397
257 모두가 낯설어 나조차 낯설어 관리자 2014-01-21 4362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