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9.09 11:30

제사(祭祀) -박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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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사(祭祀)

 

마하트마 간디를 좇는 한 젊은이가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슬픔에 빠져 있었다. 마하트마 간디는 그 제자에게 쪽지에 이렇게 적어 주며 슬픔을 위로하며 슬픔을 이기도록 하였다.

 

하느님만을 쳐다보려는 사람이 죽었든 살았든 사람을 쳐다보는 일은 그만 두어야 한다. 이것을 네가 만일 이해한다면 이제 슬퍼하지 않을 것이다” (1944.10.14. MK 간디)

 

다석 류영모는 죽음에 대하여 이렇게 말하였다. “ 죽지 않겠다고 야단쳐도 안되고 죽으면 끝이라고 해도 안 된다. 몸이 죽는 것은 확실히 인정하고 죽음이 끝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 신앙이다. 우리의 몸은 죽어도 얼이 하느님께로 간다고 믿는 것이다. 얼은 하느님의 생명인 것이다. 그것을 우리에게 주신 것이 하느님의 사랑이다. 하느님의 나라엔 죽음은 없다. 하느님께서는 무시무종(無始無終)이라 비롯도 없고 마침이 없다. 그런데 죽음이 있을 리 없다. 하느님이 안고 계시는 나고 죽는 상대적 존재인 만물이 변화할 뿐이다. 그런데 그 변화를 보고 죽음이 있는 줄 알고 무서워한다. 죽음을 무서워하는 육체적 생각을 내던져야한다. 죽음을 두려워하는 죽음의 종이 되지 말아야한다. 죽음이 무서워 몸에 매여 종노릇하는 모든 이를 놓아주려하는 것이 하느님의 말씀이다.”( 류영모다석어록)

 

예수의 말씀대로 멸망의 생명인 몸나로만 사는 사람과 영원한 생명인 얼나로 사는 사람은 사람의 죽음에 대한 생각이 하늘과 땅 만큼이나 다르다. 그러니 돌아가신 이를 추모하는 생각과 의식이 다를 수밖에 없다. 거기에 동양 예절에 있어서 공자(孔子)의 영향은 절대적일만큼 크다. 그런데 공자 말씀 가운데 제신여신재(祭神如神在)가 널리 알려지고 있다. 흔히 알려지고 있기는 돌아가신 신()이 돌아와 계시는 것처럼 제사를 모신다는 뜻으로 이해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상당히 미신적인 생각임이 분명한 것이다. 아무런 과학적인 철학적인 합리성을 인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신이 와서 음식을 응감한다는 것은 너무나 유치하고 우매한 생각일 뿐이다.

 

다석 류영모는 어떻게 생각을 하였는가?

 

제단에 차려 놓는 제물은 신()과는 상관이 없다. 음식 차리는 제사 사실 이것은 없어져야 한다. 그것이 있고서 우상숭배를 하지 말라는 것은 말도 안 된다. 제사는 성령으로 통해야 한다. 제사는 정성이 문제지 형식은 문제도 아니다. 그래서 공자는 형식적인 제사는 보기도 싫다고 하였다. 기독교의 예배도 마찬가지다. 진실이 담겨야지 형식적인 예배는 예배가 아니다. 옛날 사람이 정신을 통일하기 위하여 목욕재계한 것처럼 요새 예배를 보는 사람도 준비에 준비를 하여 정성을 쏟고 정신을 통일해야 한다. 이상(理想)을 실현한 사람만이 위대한 사람이다. 제사는 결국 위대한 인물이 되는 것이다. 제사는 잠깐 절하는 것이 제사가 아니다. 평생 동안 하느님의 뜻을 이루려고 노력하는 것이 제사다. 사람 되는 것이 제사다. 제례는 사람 되는 것의 상징일 뿐이다. 사람이 되면 모든 사람이 쫓아 사람이 된다.” (류영모다석어록)

 

예수가 동정녀로서 성령으로 잉태되었다고 바울로가 주장하지만 예수의 몸나로는 요셉과 마리아의 아들이기에 복음서에 예수의 족보를 길게 늘어놓았을 것이다. 그런데 예수가 요셉을 비롯한 그 선조들에게 제사 올렸다는 언행은 찾아 볼 수가 없다. 오히려 땅에 있는 아버지는 아버지가 아니다라 말하였다. 예수를 찾아온 어머니와 아우들을 옆에 두고도 누가 내 어머니요 내 아우들인가? 하느님의 뜻대로 살겠다는 여러분(제자들)이 내 어머니요 아우들이다라고 말하였다. 예수는 이 땅에서 혈연관계를 초월 하였다. 그리하여 하느님의 생명인 얼(성령)로 솟난 사람들을 소중하게 알았던 것이다. 혈연관계에 억매여 하느님 아버지 우러르기를 포기한 사람들을 가엾이 생각하여 너희 집안 식구가 너희 원수라고까지 말하였던 것이다. 인생의 목적이 하느님을 참나로 깨닫는 것인데 가족에 억매여 있으니 답답하여 그런 자극적인 말도 서슴지 않았던 것이다. 핏줄의 가족보다 하느님 아버지의 존재가 소중하다는 예수의 눈물겨운 가르침인 것이다. 하느님과의 관계를 하느님 아버지만 사랑하는 절대고독을 예수는 골방으로 표현하였던 것이다. 기도는 여러 사람 보는데서 하지 말고 골방에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수는 집이 없어 골방도 없었다. 그래서 산 속에 들어가서 기도 하였다.

 

이에 결론을 내리면 조상의 제사에 대해서 마음 쓸게 없는 것이다. 다만, 선조의 제사 때에 형제와 친지들이 모여 소원했든 관계를 친밀하게 복원하는 기회로 삼는 것이 슬기로운 일이다. 돌아가신 부모님을 기쁘게 하는 것은 제사상 받는 게 아니라 내 자식들 우애롭게 지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함께 식사라도 하면서 가벼운 선물이나 서로주고 받으면 좋을 것이다. 명절에 음식 제사 지내느라 너무 힘들어서 명절 뒤엔 이혼하는 부부도 있다니 그것이 선조들을 기쁘게 하는 일이 될 수 없는 것이다. 참으로 어리석은 후손들이 아니고 무엇인가? 형제들과 이웃들에게 사랑을 나누는 제사가 되어야 뜻있는 제사일 것이다. 다석은 음식(제물) 장만할 비용을 가난한 집을 찾아 베풀었다고 말하였다. 초상집을 찾은 날은 하루 한끼 먹는 저녁도 굶고 고인을 추모했다.

(2015.9.8. 박영호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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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찬 2015.09.09 11:34

    기독교인이신 분의 제사에 대한 문의에 대한 답으로 쓰신 글입니다.

    답이 늦어 죄송하다는 말씀도 계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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