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4.14 12:11

네팔 사진입니다.

조회 수 10023 추천 수 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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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네팔에 보름동안 다녀왔습니다.

해발 7킬로미터가 넘는 높은 산이 서른 개가 넘는다는 히말라야 산맥, 산줄기가 이천오백 킬로미터나 이어지는 곳.

'눈의 보금자리'라는 히말라야 만년설 아래 펼쳐진 푸른 산악지대에 자리잡은 네팔은 아름다움 산악 국가지만,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방글라데시와 함께,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다는 네팔 사람들...

의사와 간호사 등 서른다섯 명이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의 도시 빈민을 대상으로 의료활동을 했는데, 저는 시설

관리를 맡고, 틈틈이 약국에서 약병을 정돈하고 개인에게 지급할 약을 포장하는 일을 했습니다.

주어진 덕이 가득한 도시라는 加德滿都 Kathmandu...

그곳에선 가난한 사람들의 기억만 남았습니다.

온갖 쓰레기가 구정물에서 썩고 있는 좁은 골목길에서, 걸레 급의 수건을 머리에 쓰고 예쁘게 웃고 있는 빈민촌 아이.

입을 크게 벌리고 입술을 살짝 오무리면서 애교를 보이는데....

어쩌면 좋을까요?

같이 웃을 수도 없고.....

혈색과 행색도 그렇지만, 하는 일도 여자가 더 거칠다.

형편이 어려울수록 여자와 아이들은 더 힘들고 괴롭다.

쁘러거띠 너걸이라는 빈민촌 중심 거리. 좁디좁은 골목들이 이곳과 이어져 있다.

한국어도 독특하지만, 네팔어는 윗쪽에 줄이 그어져서 빨랫줄에 널은 글씨라고도 한다.

곳곳에 불경을 적어 놓은 색색 헝겊이 휘날린다.

주전부릿 거리를 음료수 상자에 담아 파는 장삿군, 옆에는 풍선 장수, 뒤에는 솜사탕 장수가 한담을 나누다가

그 한담조차 쉬고 있다...

어느날 저녁, 버스를 타고 숙소로 오는 길에, 솜사탕이 한 줄이나 그대로 달린 막대기를 들고 먼지 풀풀 날리는

한적한 거리를 걸어 집으로 돌아가는 삼십대 사나이를 보았다.

그 사내의 ' ..........한 마음'이, 저녁햇살에 비친 진분홍 솜사탕처럼 내 가슴에 새겨들었다.

아슬아슬한 대나무 사다리에 올라서서, 대야에 담은 세멘트 반죽을 4층으로 올린다.

왠만한 건 모두 손으로, 몸으로 한다. 사진엔 보이지 않지만, 가루를 뒤집어쓰고 세멘트를 나르는 일은 아주머니가

하고 있었다.

세멘트 봉지로 장화를 만들어 신고, 장갑도 없이 손에 고무 조각을 대고 세멘트 반죽을

만진다.

주택가에서는 여자들도 역시 장갑 없이, 고무조각도 없이 이런 일을 같이 한다.

세멘트 반죽을 맨 손으로 만지면 몹시 가렵다는 것을 모를 리 없겠지만.....

카트만두의 한 사원에 그려진 부처의 눈. 무소부재를 뜻하여 사방에 그려 놓았다.

부처님 눈이 그려진 탑 꼭대기로 바람에 날리는 깃발.

불경을 새겨진 색색의 깃발이 희망을 가득 안은 듯 바람을 타고 있다.

해를 향해 나는 비둘기를 바라보는 부처님 눈동자 ...

어느 곳에나 있는 부처님.

창문에 달린 주황색 휘장 아래에는 어려운 불경 기도를 대신 하는 마니차가 있다. 사람들은 사원 벽을 따라 이어진

창문 속에 있는 둥근 원통의 마니차를 돌리면서 자신의 꿈을 기도한다.

솜 50킬로그램이 무거울까, 쇠 50킬로그램이 무거울까?

시장길에서 고달픈 삶의 무게를 가느다란 종아리와 머리 띠로 이어가는 어느 노동자.

포목점과 옷가게 윗층.

다리미간판과 가위 장식을 달아, 옷 만드는 곳임을 알리고 있다. 그 창문의 나무 조각 틀처럼 간판도 낡아간다.

카트만두의 많은 지역이 이 집과 마찬가지로 유적 수준이다.

부천의 석왕사나 서울의 어떤 절처럼, 지은 지 삼십 년 밖에 안된 절도 묘한 근거로 '전통사찰'이라며 억대의 국고를

정부로부터 타내서 보수,증축하는데, 이곳은 수백년 된 건물도 그냥 사람 사는 집이자 공장일 뿐이다.

카트만두 시내의 평범한 길거리 풍경. 오후의 한가로움을 가장 평온하게 보내고 있는 견공들..

한국의 개들보다 훨씬 삶의 격이 높아 보인다. 특히 눈빛과 행동을 보면 마음이 아주 안정돼 있다.

사원 주변 풍경.

작은 그릇에 담긴 꽃 파는 사람, 거지 급 도사들과 도사 급 거지들, 군것질 거리와 초라한 한끼를 파는 사람들.......

그리고 어디든 빠지지 않고 있는 쓰레기와 뗏국물 자국.....

사원에서 신에게 드릴 꽃을 파는 가게

모처럼 화사한 기분....

거리에 굶는 아이들이 즐비한데도, 사원에 오는 사람들은 새들에게 먹이를 풍족하게 주어, 사원의 어느 곳이나

비둘기가 넘친다.

사람들이 뿌려준 옥수수를 송아지 한 마리가 한가롭게 먹고 있다.

배부른 비둘기들이 낮에도 문화 유적 사이에서 잠자고 있다.

바닥은 온통 비둘기 똥이다. 숙소의 창 밖에는 늘 스무 마리정도의 비둘기가 자는데, 창문을 열면 반은 옆 창가로

피하지만, 나머지는 도망도 안간다.

인도의 카주라호 사원의 조각과는 비교가 안되지만, 카드만두 거리 곳곳의 사원과 사당에는 위와 같은 성교 장면

조각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부처나 예수가 그랬듯이, 거기서 벗어나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는 것인지....

늘 같은 자리에서 옥수수를 구워 팔아서 삶을 잇는 아주머니,

저 아주머니는 아마도 옥수수를 배부르게 드실 수 없겠지.....

주림과 추위를 속이려 아이들은 본드를 봉지에 담고는, 봉지를 부풀리고 줄여서 그 공기를 들이 마신다.

사진을 확대해서 잘 보면, 열댓 명 거지 아이들 중 본드 봉지를 들고 있는 아이들이 여럿이며 지금 마시는 아이도 보인다.

이 아이들이 '남의 아이들'일 뿐일까?

'우리 아이들'아닐까?

(네팔에서도 가전제품과 자동차 등 한국제품의 판매고가 매년 늘고 있다.)

이런 사진 찍는 것은 못할 짓이지.

자기가 이런 비참한 처지에 있는 모습을 누가 본다는 것을 어떤 사람이 좋아할까?

마음의 짐을 조금은 덜도록 한 끼라도 도움줄 분은 스스로 방법을 구하거나 아니면 연락주세요.

귀찮게 해서 죄송하지만, 조금이나마 귀찮은 일을 하면 기뻐진다고 하더라구요.

( 이번 의료캠프는 한국이주민건강협회와 인천사랑병원, 아시아인권문화연대가 주최하고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후원한 것으로, 저로서는 종교절차가 없어서 좋았습니다. 사진이 http://cafe.daum.net/argentincorea의 '사진'메뉴의 '네팔'에 한 백여 장 더 있습니다. 시간이 날 때 설명을 붙여, 한두번 더 올릴까 합니다. 제가 까페지기로 있는 이 까페 회원에게는 사진과 음악, 글이 담긴 글을 가끔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 ?
    박영찬 2008.04.14 12:25
    반갑습니다....좋은 여행길을 다녀오셨네요...
    사진이 안보여서 안타깝습니다...
  • ?
    운영자 2008.04.14 20:30
    좋은 사진 그리고 내용 감사 합니다.사진이 보이지 않아서 약간 수정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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