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88  파사일을 맞이하며
   
   18888 숫자를써놓고 보니 참 많이도 살았다는 느낌이든다.  그러나 그동안 내가 해놓은것을 생각해보면 무엇을 했는지 알수 없다.   무자년이 시작된 올해초 부터 책상머리 맡에 파사를 써붙이고 보고 또 보고 다짐하고 또 다짐하면서 파사일을 맞이할때 내가 온전히 사라지기를 기원하고 기원했지만 파사란 그리 쉬운 것이 아니다. 아무리 의식적으로 파사를 했다고 하지만 그것으로는 안된다. 내가 실제로 그렇게 살지 못하면 고허한 말장난에 불과할 뿐이다. 다석님처럼 살아보지 못하고 흉내만 내고 있으니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일 뿐입니다.
핵심을 잡고 잔가지치기를 계속하면서 나아가야 한다. 파사란 '지금이제'를 꽉잡고 가장 낮은 자리에 임해서 모든 이들의 종이될때, 식색을 초월한 자유인이 될때, 세상적인 욕망이 사라지는 그런마음,즉 지어지선의 자리에서만 이룰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스승님은 말씀 하신다. '미친 사람이 와서 빰을 때릴때에도 화를 내지 않을수 있어야하고, 모진 슬픔과 기쁨속에서도 흔들림이 없어야 하며 더불어 죽었다 생각하고 살아야 한다."
이제 말할 수 있다. 하루에 전인생이 들어 있고 순간속에 영원이 있음을 느끼지 못하면 성령으로 거듭날 수 없다. 다석님은 무슨 생각을 하면서 숨을 쉬느냐가 그 사람을 결정한다고 하셨다. 엄청난 말씀이다. 숨을 그냥쉬는게 아니다. 오르고 올라가는 생각을 하면서 숨을 쉬어야 하고, 생각의 불꽃이 타올라야 하늘나라에 이를 수 있다. '참'이란 순간에도 떨어져서는 안된다고 한다. 말을 하듯, 글을 쓰듯 그렇게 쉽게 되는 일이 아니다. 목숨을 거는 비장한 각오없이는 참을 이룰 수 없다. 지성이란 그런 것이다.  오늘까지 내 인생에 각인되어 있는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  스승님을 만나'참'을 알게되고, 하느님을 사랑할 수 있게 된것이다. 그래서 세상적인 것들에 초연할 수 있다는 마음은 갖게 되었으나 아직은 자유롭지 못함이 나를 못난이로 만들고 있다. 세상에 태어났으나 아직도 못난 것이다. 정말 나의 조임살의 조임이 크다는 사실을 느꼈고, 거짓삶에 대한 회의가 밀려들고 있다. 거짓나에서 벗어나 얼나로 우뚝솟는 일이 얼마나 거룩한 일이며, 내가 스승님의 은혜에 보답하는 길임을 명심하게 되었다.
늘 다석님과 스승님을 생각하면 행복하다. 나의 정신적 양분을 주시는 두분은 비바람치는 날에도 내가 굳굳하게 살아 갈 수 있는 원동력이다. 두분의 종지를 받아 살아야 한다.
기도가 뜻이라 했다. 뜻으로 살아야 하는 우리이다. 내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이다. 18888 파사일이 끝이아니라 커다란 결단의 시작임을 알았고, 매일, 순간순간 죽고 죽어야 참나가 살며 하루하루가 심판날이 될것이다. 내면의 소리가 들린다. 부족한대로 행하라! 행하라1행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