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1.20 17:55

김장을 한다는 것

조회 수 6522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11월 17일(금)

  오후 늦게 배추를 뽑아 거적으로 덮어 얼지 않도록 해놓았다.
토요일 오후에는 ‘부산 한 살림’에서 개최하는 ‘생산자 소비자 모임’에 참석을 해야 하기 때문에 아침부터 배추를 뽑아 다듬어야 했다. 그러나 배추는 밤 새 얼어 있다가 오전 10시는 넘어야 녹으면서 제 모습을 갖추기 때문에 그 전에는 일을 할 수 없어 전 날 뽑아 놓은 것이다.

11월 18일(토)

  해가 뜨면서 배추를 다듬기 시작했다. 올 해는 배추를 다듬는데 빗자루가 필요했다. 수확한 배추의 80%가 넘게 진딧물이 꼬여 배추 모양새가 영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차적으로 겉에 보이는 진딧물은 빗자루로 털고 배추를 다듬어 놓았다.
밤 9시까지 행사에 참석했다가 집으로 와 밤 12시 반까지 아내와 배추를 절였다.

11월 19일(일)

  오후 3시부터 배추 무를 씻기 시작하여 5시 반까지 씻어야 했다. 배추는 잘 절여 있었다. 아마 배추 잎사귀 마다 벌레가 구멍을 뚫어놓아 잘 절여진 모양이다. 무농약 배추를 재배하는데는 여러 가지로 힘들었다. 배추벌레를 잡기 위해 근 한 달 반 이상을 아침저녁으로 배추 앞에 무릎을 꿇게 하더니만 씻는데도 시간이 배 이상 걸리게 하니 말이다.

11월 20일(월)

  큰 집 형수님도 오셔서 김장을 함께 했다.
형수님과 나는 속을 넣고, 아내는 김치 담을 그릇을 조달하고, 둘째 형님은 담은 김치 통을 보관할 곳으로 옮겼다. 낮 기온이 24, 5도를 넘으니 날씨는 포근하고 김장하기엔 너무나 좋은 날씨였다.

때 맞춰 아내는 돼지고기를 삶아 내고 형님은 맥주 컵에 소주를 부어 한 입식 돌린다. 아내는 즉석에서 노란배추를 떼어 속과 굴을 얹고 새우젓, 두부를 올려 돌돌 말아  입에 넣어 준다. 안주가 너무 커 입속에서 씹을 수가 없을 지경이다.  뽈테기는 미어터지고 급한 마음에 씹지도 못한 배추가 목구멍 안으로 서둘러 넘어가고 뒤따라 고기도 따라 들어간다.
아! 시골 삶에서 가끔 느끼는 누김(마음의 평안)이다.

오후 3시경에 김장도 끝나 오늘은 일찍 퇴근하여 점심 겸 저녁을 4시 반에 먹고 온돌방에 누워 며칠 간 혹사 시킨 몸을 쉬게 했다.
   
  • ?
    김병규 2006.11.21 10:22
    김장을 해놓으면 겨울준비가 어지간히 된 느낌입니다..요즘 도시에서는 김장하는 집이 줄어서 그런
    모습을 보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저희집만 해도 그냥 마트를 이용합니다..
    김장을 하는 정겨운 모습이 보입니다...
    늘 건강하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5 제1기 씨알사상 전문강좌 1 file 김병규 2007.12.18 11078
144 우리의 마음 안에선 예수와 석가가 만날 수 있지요 - 중앙일보 2009-5-26 file 관리자 2009.06.03 11083
143 무월산장의 사흘 2 관리자 2008.09.03 11089
142 일본 지질학자가 의도적으로 동강낸 한반도의 산맥지도 개탄 대한인 2009.12.10 11090
141 씨알강좌_2009.9.11_류영모의 영성신앙 출발 file 관리자 2009.09.11 11094
140 여름 수련회를 무사히 잘 마치었습니다. 관리자 2009.08.04 11104
139 박상덕님 개인전 관리자 2009.04.17 11157
138 갈릴리성서학당(김경재목사님) 김나미 2009.08.26 11183
137 "늘 세상에 있었지." 민원식 2009.10.31 11186
136 씨알재단에서 여름수련회를 시행합니다. 관리자 2009.08.14 11193
135 "지난 30년, 큰 아들에게 배반당한 역사"라는 글 민원식 2009.12.31 11226
134 그 속에 있음 이풀잎 2004.12.05 11251
133 기축년 새해 인사에 갈음하여.. 1 김진웅 2009.01.27 11279
132 묵은 핸 가고, 새핸 올까요? 민원식 2009.12.31 11318
131 씨알사상강좌 관리자 2009.01.06 11332
130 똥파리와 꿀벌 1 김진웅 2009.04.06 11341
129 다석탄신 119주년 기념 강연회 관리자 2009.02.19 11363
128 여름 모임 점심 약속 장소입니다. 1 file 박우행 2008.07.31 11398
127 파사일-破私日 관리자 2008.09.21 11428
126 장자....박영호저....헌책구입하고 싶습니다^^ 미모사 2009.07.22 11430
Board Pagination Prev 1 ...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 29 Next
/ 29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