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1.22 08:01

깊어가는 이 가을에

조회 수 6619 추천 수 0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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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가을에 저는 또 한 번 제행무상과 제법무아를 느낍니다.

1. 변하지 않는 건 없다는 것

  지난 해 가을은 참 힘도 들고 심(心)도 들었습니다. 농부는 사계절 중 여름과 겨울은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여름엔 태풍, 장마가 너무 큰 시련을 주고, 겨울엔 삭풍이 몸과 마음을 다 시리게 하거든요. 해서 농부는 봄, 가을을 좋아합니다. 봄엔 씨 뿌리는 재미-일 벌리는 재미, 가을엔 거두는 재미가-일 줄이는 재미, 있거든요.

  그런데 작년 가을엔 거둘게 별로 없었습니다. 콩은 종자도 못 건지고, 무 배추는 큰 집에서 얻어와 겨우 김장을 할 수 있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알고 계시겠지만 작년 저희 길벗농원 단감은 참 귀했습니다. 농약과 화학비료에만 의존하는 일반 관행농으로 짓게 되면 8t에서 10t의 분량이 나오는 과수 물량이 겨우 2.5t으로 마무리 했으니 말입니다.

  그러나 올해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거둘게 참 많았습니다. 밤은 작년만큼 거둘 수 있었고 감은 작년보다 배나 거둘 수 있었습니다. 관행농의 절반 수준이지만, 어쨌던 지난 해 2.5t으로도 한 해를 버티고 살아왔으니 큰 변화가 없는 한 내년 가을까지는 먹고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옥수수, 조, 수수도 먹을 만큼 거두었고, 메주 쑬 콩은 물론 사야 했지만 그래도 밥에 넣어 먹을 콩 정도는 거둘 수 있었고, 무. 배추는 남에게 인심을 쓸 수 있을 정도로 양이 넉넉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가을엔 힘은 들어도 심(心)이 들지 않는 즐거운 날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이게 변하지 않는 건 없다는 제행무상은 아닐련지요?

* 다음에 제법무아 올려드리겠습니다. 냉방에서 컴을 하다보니 손이 시려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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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규 2006.11.22 11:52
    어제 류승국교수님의 다석의 삶과 사상에 대한 강연이 열렸습니다.약 100여명이 참석하셨습니다.
    거기서 류선생님이 그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상대세계 세상은 줄곳 변하는데 변한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고 또한 그것에 대처를 하지 못하기에
    우리가 괴로움을 격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자연농업은 땅이 힘을 얻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서서히 좋아진다고 하던데 점점 좋아지겠지요?
    그러나 예상할수 없는 기후환경에 영향을 받기때문에 항시 알수가 없네요.
    작년보다 낳아지셨다니 감사한 일입니다.
    고통과 고난을 주시는데로 감사히 받는 수용의 자세를 갖자는 류승국선생님의 말씀이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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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봉학 2006.11.22 16:12
    ㅇㅇㅇ

    ........ 농사 지으시는 분들을 보면 참 존경스럽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성스럽고 깨긋한 직업이 아닌가하고 생각해 봅니다....가난한 가운데에서라도 ..... 늘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ㅇㅇㅇ
  • ?
    김진웅 2006.11.23 11:01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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