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1.23 11:02

깊어가는 이 가을에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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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내가 없다는 것
  농사를 지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농사꾼이 가지는 고민 중 가장 큰 걱정거리는 우선 농사를 잘 짓는 일이지만 그에 못지않은 것이 농산물을 판매하는 것입니다. 더구나 무농약이나 유기농으로 농사를 지은 경우는 더욱 그 어려움은 더해지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올해는 파는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밤은 서울 사는 길벗이 직원들 추석 선물을 하겠다며 400kg을 주문하는 것을 시작으로 여러 길벗들의 십시일반 도움으로 잘 팔려나갔습니다. 그리고 줍는 대로 저의 제일 큰 고객인 부산한살림에서 가져가 큰 재고 남기지 않고 잘 팔아주었습니다.

감은 9월 초순까지 잎이 성성하여 지난해 가을 같지는 않겠지 하며 가슴 졸이고 지켜보고 있는데 아니나 다를까 9월 중순이 들어서면서 낙엽병이 과수원 군데군데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작년 가을 악몽이 되살아나 숨이 막힐 정도로 걱정이 되었습니다. 올 가을은 기온이 높아서 그런지 다행히 온 과수원이 낙엽병으로 물들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작년의 호된 시련탓에 익기 시작한 감은 서둘러 따내기 시작했습니다. 하늘이 도와 올 가을은 햇볕양이  많아서 그런지 과일 맛이 좋아 이곳저곳에서 주문이 참 많았습니다. 감이 익기 바쁘게 팔려나가 11월 초순이 되어서는 주문량을 맞추기 어려울 지경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주문 전화를 받은 아내는 ‘저-감이 얼마 없어서 보내드릴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주문량이 밀려있어 다음 주 따 봐야 알 것 같습니다.’라며 미안해하곤 했습니다.
결국은 길벗들의 주문량을 다 보내드리지 못하고 즐거운 비명 속에 올 가을 수확을 끝내야 했습니다.

내가 나 혼자로서 존재할 수 없는, 그리고 현재의 내가 나로서 존재하게 되기까지는 나 혼자 노력으로 되어진 것이 아닌 서로의 관계성속에서 이루어졌다는 것이 제법무아가 아닐련지요. 저는 이 가을 길벗들과 관계성에서 제법무아를 몸으로 느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길벗들이여! 정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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