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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꾼이 본 실물경제 살리기.

  실물경제에 대한 정의를 국어사전에서는 ①자연경제 ②이론이 아닌 실제의 동향으로 나타나는 경제라 되어 있네요. 그리고 ‘실물경제시대’를 자연경제에 따라 경제생활을 하던 시대라 정의하고 있고요. 좀 더 풀이하면 실물경제란 생산, 판매, 소비 활동을 하는 경제를 말한다고 볼 수 있겠지요. 그런데 지금 실물경기가 좋지 않다하고 하는 건, 이 세 가지가 잘 되지 않는다는 말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요새 세계경제가 공황상태를 맞이하는 그 위기의 본질이 실물경제의 하락에 있다고 모두들 진단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 실물경제를 살리기 위해 온갖 대책을 쏟아내는데 지금까지는 소위 백약이 무효인듯 하네요. 신문기사에 보면, 어떤 이는 1년 전에 5천만원을 증권에 투자했다가 원금의 90%를 날리고, 펀드는 원금의 50%가 되었다고 하네요. 농사꾼도 머슴살이 시절에 증권에 손을 댔다가 3년간 속절없이 내려가는 증권에 피 마른 생각을 하면 지금 손실을 보고 있는 사람들의 심정은 이해가 됩니다.


그때 농사꾼도 증권에 투자를 했다가 돈을 벌어보기도 하고 잃어본 적도 있습니다.

그러다가 1999년, 자신에게 물어보았습니다. ‘너 증권으로 돈을 얼마나 벌면 증권에서 손 털래?’ 난 답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손을 털어버렸습니다. 이건 아니다 싶어서요.

아는 친구 중에 두 명이 컴 앞에서 이런 류의 투자게임을 하고 있는가 봅니다. 작은 돈으로 호구지책이 어려우니 어쩔 수 없이 그 일을 한다고 했습니다. 한 친구는 제게 그랬어요. ‘난 이 증권투자도 농사짓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라고요. 그러니까 농사꾼이 씨앗을 뿌리고 가을에 수확을 기다리듯, 투자자도 어느 곳에 투자를 해 놓고 과실이 열릴 때까지 긴 시간을 노심초사하며 기다린다는 것이지요. 난, 속으로 웃었지만 드러낼 수는 없었습니다. 서로 생각의 차이가 너무 큰 것 같아서요.


과연 증권 투자와 농사는 같은 것일까요?

제가 노상 하는 말처럼, 힘이 들든, 심이들든 고통이 따른 다는 점에서는 같겠지만, 소위 위에서 말하는 실물경제를 우리 삶에 대입을 해 보면 그 차이는 엄청나다고 할 것입니다. 농사를 짓지 않고, 호미, 쟁기를 만들지 않는데 컴퓨터 앞에서 먹고살 거리가 생길 수 있는걸까요? 이 컴퓨터 앞에서 먹고살 수 있다는 것은 소위 실물이라는 그 실상 때문에 가능한 것인데 지금 세상은 이런 실상보다는 허상에서 더 큰 욕망을 가질 수 있으니 이를 좇는 것이아닐까요? 실물에는 소위 힘들고, 위험하고, 더러운 일들이 숱하게 많지만, 그런 일들은 남들이 해 주기를 바라고 나는 위험하지 않고, 힘들지 않고, 깨끗한 삶을 추구한다면, 아니 그 욕망들이 지금 이 위기를 가져온 것은 아닐까요?


공산주의가 인간의 본성을 너무 환상적으로 보아 망했다면, 어쩌면 이 상업자본주의는 인간의 욕망을 너무도 잘 이용하여 지금 쇠락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백기완 선생이 이런 말을 한 걸 기억합니다. ‘난 아무것도 무서워하지 않는다. 다만, 두 가지는 무서워한다. 하나는 미친넘이 칼들고 나왔을 때, 다른 하나는 무식한 넘이 돈을 벌었을 때이다.’라 하여, 공산주의의 폐해와 자본주의의 폐해를 단적으로 말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이념의 노예가 되어 정적을 무차별하게 죽인 공산주의의 칼과 돈이 많은 부자의 횡포를 빗댄 말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심한 농사꾼은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과연 제도가 이 인간의 욕망을 잠재울 수 있겠는가? 제도가 인간의 욕망을 부추길 수는 있어도 잠재울 수는 없다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세계 경제 수뇌들과 지도자들이 나서서 이 위기를 타개해 보려고 애를 쓰지만 이 위기를 넘기기에는 역부족이 될 듯 싶습니다. 모두들 이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답은 실물이라고 아주 간단명료하게 말들은 하지만, 아무도 그 답을 행하려 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이 실물을 내가 몸소 이행하기에는 우리는 너무도 편하고, 즐거운 삶에 이미 길들여져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실물이 없는데 무슨 경기가 살아나겠습니까? 모두 컴앞에서 수억, 수조를 번다는데, 자본주의의 꽃이 증권이고, 보험이라는데 누가 실물에 매달려 위험하고, 더럽고, 힘든 밑거름이 되려 하겠습니까? 내려서지 않고 더 올라가려는 그 욕망으로 과연 이 위기를 타개해 나갈 수 있을까요?

욕망으로 이 위기가 타개 될 것이라고요?  ㅎ ㅎ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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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인 2008.11.07 13:59

    둘러보러 왔다가 반가운 이름이 있어서 인사드립니다.

    " 이름없는 들풀로 살아가기"는 한살림 게시판에 공부자료로 베껴갑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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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찬 2008.11.10 16:52

    선배님 올해는 배추가 풍작인데......어떠신지요...저도 주식을 좀하지만
    농사짓는 선배님의 농사가 궁금합니다...배추값은 폭락한다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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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웅 2008.11.11 03:50

    배추 농사야 그저 우리 식구 김장거리 정도인데, 주식농사가 더 걱정이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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