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낯설어 나조차 낯설어
박
영호
나 한번 떠나면 두 번 다시 못오는 이곳은 어딘가?
이제 헤어지면 두 번 다시 못 볼 당신들은 누군가?
아무개라며 살아온 이 나란 도대체 누구인가?
오늘 따라 왜 이럴까?모든 게 모든 일이 낯설기만
나 자신이 죽는다는 것을 생각하였을 뿐인데 말이다.
이런 엄연한 사실을 잊고 살아온 건 꿈속에 꿈꾼 일인걸
삼베바지 가랭이 속에 방귀 사라지듯 사라져 버릴 나
이 얼마나 괴이하고도 희한한 존재이란 말인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알 수 없고 풀 수 없는 수수께기라
인생이란 자다가 얻은 병같은 것이라 말을 하고 듣는다
삶이란 달린 혹이요 붙은 사마귀라고 장자는 말했다.
또한 죽음이란 곪은 부스럼을 째고 고름을 짬이라나
이런 일이 벌어진 건 그 누구의 장난인가 심술인가 몰라
그런데 조용히 홀로 앉아 깊은 생각에 잠겨있을 때에
소리없는 소리로 맘속 깊은 곳에서 들려오는 소리 있어
그동안 잘 참아왔다.조금만 더 참고 견디어 보아라
너희에게 나지 않고 죽지 않는 영원한 생명을 주리라
나는 이 우주의 임자인 영원한 생명인 얼나 아버지니라.
하느님 아버지께서 계심을 바라고 믿으며 왔사오니
하느님 아버지시어 당신은 이 멸망의 생명인 거짓 나의 참나
(2014.1.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