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나목(裸木)--박영호

조회 수 2885 추천 수 0 2007.01.02 11:0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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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없음

 

 겨울 나목(裸木)

                                                                 박영호

 

온 누리를 다 덮으려던

푸른 잎은 다 떨어져 버리고

앙상한 뼈대만 드러내어

서럽도록 외롭게 버티어 서서

하늬바람에 떠는 나목

젊음을 다 보낸 나의 모습이다.

 

지칠 줄 모르게 하고 하던 일

이제는 그만 둬 일손 놓았다.

눈 귀 머니 감각의 문도 절로 닫혀

세상일 고즈넉이 잊어버리고

맞을 죽음조차 아랑곳없이

좌망(坐忘)에 든 나목이 되어

기도삼매 가운데 오직 일념은

하느님 아바만 그리고 사랑해

 

하느님 아바께서 어여삐 여겨

저 아득히 높은 곳에서

은혜로운 성령의 눈송이를

풍성하게 뿌려 주시면

초라한 겨울 나목의 가지에도

새하얀 청정의 눈꽃이 피리라

눈부신 영광의 눈꽃을 피우리라.

<2006.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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