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산(말귀뫼)
박영호
날개 달린 천마가
공중을 날아다니다가
땅위에 나려 앉은 것이
땅속에 빠져들어 두귀만 쫑긋 남아
말귀뫼(馬耳山)가 되었나?
아니다 그게 아니야
땅어머니(地母)가 풀어 내민 두 젖통이다
젖을 제대로 못먹어 못자라서
철안난 이들이 많아
자비의 땅어머니 앞가슴을 풀어
두 젖통을 내밀었다
'배주린 이는 어서와서 실컷 빨아먹고 크게 자라라
그래서 철딱서니 없는 짓은 하지 말아라
얼큰이가 되어 어진일만 하거라'
자비하신 땅어머니께 머리 숙인다
수집어 말고 땅어머니의 넉넉한 젖통을 두손으로 잡고서
영원히 주리지 않도록 맘껏 빨리라
하늘 아바께서도 흐믓해 하시리라
(2012.7.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