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쩍
떠나고 싶어
박영호
그도 죽고 그도 죽고 그 그도 가고 없다
저도 가고 저도 가고 저 저도 죽고 없다
처진 나도 쉬 따라 가리니 서두를 건 없지
거기가
어디기에 모두 모다 그 곳에 가나
좋긴 무척 좋은 곳인가 보다 가서는 안와
퍽도 궁금하기에 나도 어서 가보고 싶어
아버지 하느님 계신 그곳보다 더 좋은데 없지
모든 것 다 내던지고 춤추며 돌아가리라 아버지
품에 안기는 것이 오직 한갖 바람
금메달 목에 건 선수들 하나같이 엄마 찾아
나는 핏줄의 어머니 보다 더 가까운 분이신
하느님 아버지만 찾아 그 품에 돌아가리
아버지 아버지
거룩하신 하느님 아버지
이 땅에 머문 동안 내 뜻말고 아버지 뜻대로
알뜰살뜰 일하다가 남몰래 훌쩍 떠나리
(2008.8.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