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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 닦기
박 영호
날마다 밑씻개로 밑닦기는 부끄러워
짐승들은 밑을 안 닦는대도 깨끗하건만
사람은 어찌해 닦고도 모자라 씻기까지
언제 이 똥자루 가지고서 똥노름을 그칠까
내 뒤를 내 손으로 닦을 때가 그래도 좋다고
남의 손이 내 뒤를 닦아 주게 될 게 두려워
뒤 닦을 때마다 겸손 배우고 고마움 알다
남의 손이 내 뒤 안 닦고 떠나가게 되기만을
하느님께서 똥싸게 노릇 면하게 해주시리
먹지않고 싸지않는 그 곳이 하느님 나라
돌아 간 이께 음식 차려 놓고 제사 지냄은
신위(神位)에 오르신 이를 욕되게 함이 분명해
얼의 님을 머리에 이고 얼숨 쉬면서
먹고 싸는 일 두렵거늘 똥통에 빠져서야
방귀 뀌면서 살다가 방귀처럼 사라질 몸
하느님이 주신 얼생명 향기롭고도 영원하리
(2008.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