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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를 떠나리
박영호
어리석고 미련하게 여기서 살궁리만 하긴 온걸 싫어했고 돌아가고 싶었지 앞서 간 이들이 자취없이 떠나가 버리듯 그 뒤 좇아 홀가분하게 훌쩍 사라지리라 여기서는 그 누구의 눈에도 다시 띄지 않게
시름덩이 몸을 팽개쳐 버리고 떠나는게 너무도 마음 가뿐해 콧노래가 저절로 나와 고달프고 부끄러운 날마다 먹고 싸는 일이라 그 가운데 하느님 그리운 것을 사무치게 알아 세상에서의 옥살이 같은 괴롬도 밑진 일만은 아니
저 푸른 언덕 위 양지 바른 무덤에 묻힐건가 차라리 화장터 불꽃속에서 흰재로 변하리 하느님 아버지 그리는 얼나만이 자유롭게 하느님 품속으로 돌아가니 눈물 짖지 마오 오 하느님 아버지 그동안 너무도 그리웠어라
(2008.2.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