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망할놈아! 박영호
날 때부터 죽어 없어질 망할놈의 운명이라
어릴 땐 천방지축이라 내가 망할놈인 줄 몰랐다
코 안흘릴 나이되서야 나도 망할놈인 걸 알고나니
망한 이들이 누워있는 무덤 옆을 지나기가 두려웠다
망할놈으로 태어나기를 바란 일일랑 없었거늘
망할놈이 망하지 않으려고 안절부절을 못하였다
망할놈에 망하지 않을 영원한 생명을 주시려고
사랑의 하느님 아버지께서 이 망할놈을 내시었다
몸과 맘의 제나는 없어질 망한놈이 분명해
망할놈이란 소리 듣는 일이 너무나 자연스럽거늘
망할놈이란 말에 성내여 얼굴까지 붉혔다면
이 몸뚱이로 천년 만년 사는 것으로 착각을 한 게지
망할놈이 망할 놈인 걸 잊으면 망할놈도 못 돼
때마다 나 자신을 보고 이 망할놈이라 호통쳐
죽을 준비로 영원한 생명인 얼나를 깨달아서
이 몸 벗기전에 이미 얼나로 하느님과 하나 돼야지
(2012.1.24)
하느님 나의 종말과 연한(年限)의 어떠함을 알게하사 나로 나의 연약함을 알게 하소서(시편 39:4)
하느님께서 나의 살 날을 손넓이 만큼 되게 하시매 나의 일상이 영원 앞에서는 없는 것 같사오니 사람마다 그 든든히 선 때에도 참으로 헛일일 뿐이니이다(시편 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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