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은 바뀌는데
박영호
비지땀 흘린 무더운 여름이 꺾이어
아침저녁 쌀쌀한 기운이 정신 차리게
여름이 지나고 단풍의 계절 가을이 왔다
나무들은 자라기를 멈추고서 단풍들 마련
닥쳐올 매서운 겨울추위 이겨내렴이라
철이 바뀌는 걸 보고서도 철나길 왜 몰라
소년이 청년 장년을 거쳐 늙은이가 되
보기좋든 모습이 변해 주름진 얼굴이라
겉모습은 이미 나날이 죽어가고 있거늘
마음은 어찌하여 죽기를 싫어하는가?
고된 짐승살이 지긋지긋 하지도 않나
제나 죽어 얼나 솟나 죽음고개 쉬 넘자
인도의 어떤 철인이 한탄하며 말하길
나무는 곱게 물든 단풍으로 아름답게 끝난데
사람은 어찌 늙고 병들어 구차히 끝내나
몸나가 초라하게 더러히 삶을 마치는 것
짐승인 몸삶에 미혹되지 말라는 것이라
눈엔 안보이나 정신사상의 빛월보라
(2012.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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