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사랑
박영호 이몸뚱이는
짐승이라
자라
생식의 호르몬이 작용하면
이성에
눈을 뜨게 돼
곱게
보이는 여성을 짝사랑해
그
소녀 앞에서는
가슴
두근거리며 얼굴이 달아오른다
단테와
빼아도리체가 따로 있다나
나도
첫사랑을 꿈꾸며 가슴앓이 하는 주인공
알고보면
제 유전자를 이어줄
암짝을
찾는 것이지
어느
일본 소녀를 짝사랑한 수필까
남의
아내가 된 첫사랑을 만나 달라진 모습을 본뒤
안만났으면
좋았으리라 후회 죽은 송장을 안본 것만도
어디라고
아
부질없는 사랑타령이여 허황된 꿈을 깸직
여인들은
온갖 멋을 부리며
자기를
유혹해줄 사내아이를 기다리고
사내아이는
몇 번째 여인인지도 모르게 사귀다가
드디어
짝을 지어 사랑의 열매란 자식까지 낳아
사랑의
결정체가 다 녹아져 버리면
돋보이게
하던 눈홀림이 사라지고
나는
멸망의 자식이라는 선포인 듯
요한한
방귀소리만 서로 듣게 된다
사랑의
무지개는 사라지고
괴롬과
불만의 아픔만이 남아
서로
사랑이 식었다는 탓을 하며
사랑
싸움을 하다가 헤어지기도 한다
또다시
만나봐야 그게 그것인 걸
사랑의
임을 이 땅위에서 찾지 말자
우주이시고
내 생명의 임자이신
없이
계시는 하느님이 내 막사랑의님
이제
내 모든 것을 그님께 맡긴다.
내
죽은 뒤의 얼목숨까지도 맡기리니
사랑의
순례는 이제 끝내고 막사랑에 이르렀으니
사랑의
여정인 인생길 유종의 미를 거두었다
몸과
맘과 뜻을 다해 하느님만 사랑하리
내
숨지며 부를 이름 하느님아버지
그
품속에 안기리니
나의
거룩한 막사랑의 님
(2010.6.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