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먹거리 끊고서 얻은 느낑 斷食有感

 

음욕으로 얼리니 걸근거리는 몸 탈이라           痴後犯房貪食症

먼저 깨끗이 해 얼림 끊고 적게 먹어 맘 밝아야   齋先斷房節食明

음욕 탐욕 끊지 않으면 인류는 멸망하며          痴貪無斷滅人類

몸 깨끗, 맘 밝음을 이어가야 얼나로 구원되리    齋明有續救生靈

                                               (19i7.1.31)

 

有 얻을 유 痴.어리석을치,의심을품다. 犯房(범방) ·부부의

동침. 齎 ' 재계할 재, 맘 씻을 재 明(명) 진리를 아는 슬기가 밝아

짐 生靈(생령) :산 사람, 산 사람의 얼

 

   예수가 사십 주야를 단식하고 나서 몹시 시장하셨을 때에 유혹하는

자의 말이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거든 이 돌더러 빵이 되라고 해 보

시오"라고 하였다. 예수가 대답하기를 "사람이 빵으로만 사는 것이 아

니라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리라"(마태오 4:4)고 하

였다. 여기에 하느님의 말씀을 먹고 산다는 것은 하느님의 성령을 숨쉬

는 얼나(靈我)가 그렇다는 말이다. 예수의 몸나는 그 뒤로도 빵을 먹었

다.그래서 마지막 제자들과의 만찬도 있었으니 빵은 내 몸의 살이요

포도주는 내몸의 피라고 하였다.그렇다면 하느님의 말씀으로만 사는

얼나를 찾아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찾을 생각조차 안 한 채 날마다 몸

을 위해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만 걱정하고 있을 뿐이다.

   류영모의 말이 "사람은 분명 짐승인데 짐승의 생각을 하지 않음이

얼나로 솟나는 우리의 길이다. 다시 말하면 사람이란 태어나서 다른

것을 직접 또는 간접으로 잡아먹고 살면서도 얼이 있어 맘속을 밝혀

위로 한 없이 솟아나려 함이 인생의 길이다"라고 하였다. 하느님의 성

령을 숨쉬면서 사는 얼나가 있고, 세상의 먹거리를 먹고 사는 몸나가

있다. 얼나가 하느님의 성령을 왕성하게 숨쉬자면 몸의 먹거리인 빵

(밥)을 끊을줄도 알아야 한다. 마하트마 간디가 이르기를 "먹는 것보

다 먹지 않는 데 더 큰 즐거움이 있다.누가 그 진리를 체험하지 않으

려 하는가. 굶주림의 고통은 지독하다고 한다. 우리가 사람이라는 존

재로 살기를 바란다면 이 고통은 아무렇지 않아야 한다"(M.K간디,『날

마다의 명상』)라고 하였다.

  이 단식유감(斷食有感)의 글을 쓰게 된 연유가 있다. 어느 가난한

사람이 설날을 앞두고 어려운 살림을 비관하여 섣달 그믐날 저녁에

온 가족이 집단 자살을 했다. 그 사실이 실린 신문기사를 읽은 류영모

는 단식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늦게나마 그들의 아팠던 마음을 헤아

려 내 아픔으로 하고자 함이었다.

   이 단식유감(斷食有感)을 적어 놓은 일기장에 '맛'이라는 제목으로

원고지 10여 매 분의 산문을 써놓았다. 류영모의 일기는 한시와 시조

로 되어 있지 산문은 드물다. 맛의 산문을 한시로 나타낸 것이 단식유

감이다. "이 세상에 평화의 이상(理想)이 실현되지 않는 까닭은 사람이

식욕 색욕의 맛으로만 살려고 하기 때문이다"라는 것이다.

 

음욕으로 얼리니 걸근거리는 몸 탈이라    痴後犯房貪食症

   사람도 몸으로는 완전한 짐승이다. 모든 짐승들은 탐 진 치 삼독

(三毒)으로 자신의 생존과 종족 보존에 힘쓰는 것을 삶의 목적으로

한다. 얼나로 거듭나지 않는 이는 삶의 목적이 짐승과 다르지 않다.

먹고 싸우고 자식 낳는 일이 전부다. 류영모는 이렇게 말하였다. "먹

거리가 목구멍을 넘어가기 전과 아이를 태어나게 하기 전에는 식사

(食事)에서 생리(生理)가 방사(房事)에서 윤리(倫理)가 거의 무시된

다. 맛이란 벌레의 꿈틀거리는 꼴을 그려보고 마치려는 것이다. 끝없

이 추구하는 욕망이 맛 ,맛, 맛이다. 그 맛은 이상해 난 죽겠다며 생전

첨 본 단맛을 더 보겠다고 찾으니 이것이 미친 짓이 아니고 무엇인가 .

이 세상맛이 이세상 복을 막는다."(다석어록)   색욕은 식욕을 일으키

고 식욕은 색욕을 일으킨다. 그러므로 과색하면 과식하게 되어 있다.

 

먼저 깨끗이 해 얼림 끊고 적게 먹어 맘 밝아야  齋先斷房節食明

재(齋)는 심재(心齋)이다. 마음이 깨끗함이다. 장자(莊子)는 심재를

이렇게 말하였다. "오직 얼은 빔(맘)에 모인다. 빔이란 마음이 깨끗한

것이다." (唯道集虛 虛者心齋也-『장자 인간세편』) 사람의 마음이 빈

맘이 되려면 제나가 죽어야 한다. 제나(自我)가 짐승이라 제나가 죽기

전에는 삼독(三毒)이 없어지지 않는다. 류영모는 "맘이 죽어야 참나인

진리(얼나)가 나타난다. 그러므로 맘이 살아서는 안된다.맘은 죽어야                                                       

한다. 생심(生心)에 미혹하고, 사심(死心)에 본성인 불성(佛性) 영성

(靈性)이 나타난다"(다석어록)라고 하였다. 마하트마 간디는 이렇게

말하였다. "하느님을 우리 마음속에 모시면 나쁜 생각도 나쁜 행동도

할 수 없게 된다." (When God is enshrined in our hearts, we can not

think evil thoughts or do evil deeds. M.K.간디, 날마다의 명상) 얼

나를 깨달으면 색욕과 식욕이 저절로 절제되어 단방(斷房)도 절식(節食)

도 할수 있다.류영모는 말하기를 "깊이 느끼고 깊이 생각하여 마

음을 비우고 마음을 밝게 하면 우리 마음속에 깨닫게 되는 것이 있으

니 그것이 우리의 얼생명을 키워 가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음욕  탐욕 끊지 않으면 인류는 멸망하며   痴貪無斷滅人類

류영모는 이렇게 말하였다. "마음에 잔뜩 하고 싶은 게 있는 사람은

안 된다.마음이 빈 맘이 돼야 한다. 빈 맘은 거기 곧 아버지 계신 데

에 간 것이다. 거기와 여기는 떨어진 게 아니다. 극락이란 맘이 빈 지

경이다. 맘이 빈 지경에서 손바닥을 한 번 치면 이 사바세계가 곧 극

락세계로 변한다고 화엄경에 씌어 있다." 사람은 삼독(三毒)을 지닌

짐승인 제나를 버리고 삼귀(三貴)를 지닌 하느님 아들인 얼나(靈我)

로 솟나자는 것이다. 탐진치 삼독(三毒)을 끊는다는 것은 제나(自

我)를 버린다는 뜻이다. 그러면 진 선 미의 삼귀(三貴)를 지닌 하느

님 아들로 솟난다. 제나는 멸망의 생명이요 얼나는 영생의 생명이다.

예수가 말하기를 "너희에게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이라도 있다면 이

산더러 여기서 저기로 옮겨져라 해도 그대로 될 것이다. 너희가 못 할

일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마태오 17:20)고 하였다. 예수가 바라는 것

은 산을 옮기라는 것이 아니다. 자리잡고 있는 산을 옮길 필요는 없

다. 그런데 산을 옮기기보다 더 어려운 것이 생명 옮기기다. 제나(自

我)에서 얼나(靈我)로 옮기는 일이다. 우리는 이 생명 옮기기를 하지

않으면 일생 동안 애써 산 일이 헛일이 된다. 생명의 중심축을 제나에

서 얼나로 옮겨야 한다. 이것이 예수가 말한 멸망의 몸나에서 영생의

얼나로 옮기는 것이다. (요한 5:24)

그런데 지금은 몸생명을  위해서라도 삼독을 끊어야 한다. 이 땅위에

인구 과잉으로 자멸을 가져오게 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류영모는 이렇게 말하였다. "사람이 자연을 정복하자는 구경 목적이

지구 위에 인간으로 가득 채우자는 것이 되었다. 이것이 이른 바 인구

폭발이다. 인구폭발은 원자폭탄보다 무섭다는 것이다 .이렇게 위급한

인구문제의 해결은 순결에 있다. 이 몸은 짐승인데 우리는 짐승의 욕

심을 버리고 사람 노릇하자는 게 순결이다. 이는 2천5백 년 전에 석

가가 말하였다. 인구증가의 문제는 중대한 문제다"(다석어록)  요즘

에 와서 슈바이처가 부르짓던 생명외경을 말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

다. 이것은 환경 파괴에서 오는 인류의 자멸을 예감한 사람들의 예지

다. 그런데 환경 파괴의 근본적인 원인은 인구 과잉에 있다. 그러므로

생명존중운동은 아기 안 낳거나 덜 낳기 운동에서 시작해야 한다. 이

지구의 면적과 환경으로 가장 알맞은 인구수는 1억8천만 명이라고 한

다. 지금은 세계 인구가 6O억(1999년)으로 이미 정원을 30배 초과하였

다. 사람이 많아 사람의 값어치가 떨어지지 않을 수 없고 사람이 넘쳐

환경이 파괴되지 않을 수 없다. 거기에 물질문명의 비뚤어진 발전이

환경오염을 불러와 인류를 멸망으로 몰아가고 있다.

 

몸 깨끗, 맘 밝음을 이어가야 얼나로 구원되리   齋明有續救生靈

   류영모는 이렇게 말하였다. "이 다섯 자(尺) 몸뚱이를 보면 한심하

다. 이에서 박차고 나가야 한다. 우리의 머리가 위에 달린 게 위로 솟

나자는 것이다. 믿는다는 것은 진리 되시는 하느님을 향해 머리를 두

는 것이다. 하느님이 내 머리라는 것이다. 하느님이 나의 참나라는 것

이다. 사람들이 이 세상에서 머리(元首)가 되려고 한다. 으뜸(진리)이

되어야 하는데 철이 없어서 이 세상에서 머리가 되겠다는 것도 이 때

문이다. 그러다가 머리가 무거워서 감당을 못 하여 굴러 떨어진다.

주역 (周易)에도 이 세상에서 머리(지배자)가 되지 말라고 하였다. 예

수도 섬기는 이가 되어야지 섬김을 받으러 하지 말라고 하였다. 석가

는 세상의 머리(임금)되는 것을 그만두었다."

  재명(齋明)은 제나(自我)가 죽고 얼나(靈我)로 거듭난 사람의 맘을

말한다. 이것을 마하트마 간디는 "자아(제나)가 죽을 때 영혼(얼나)이

깬다"(When the ego dies, the soul awakes. - M.K간디, 날마다의 명

상)고 하였다. 이렇게 제나로 죽고 얼나로 솟난 하느님의 아들들이

구원받은 사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