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의 사람, 감상문

조회 수 3079 추천 수 0 2009.08.26 11:21:26
정유철 *.4.221.43
굳이 이렇게 말하지 않아도
잊지 않고 곱씹으며 살면
나름대로 답을 찾겠지요.

그런데 이렇게 쓰신 분과 말을 나눌 자리가 있다보니 가볍게 말하고 맙니다. 우둔한 저를 일깨워 주세요.

예수가 강조한 것은 '깨달음'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깨닫지 못한 어린 아이들은 하늘나라를 볼 수 없는지요.
도마복음같은 책을 읽고 깨닫는 것이 예수가 원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그것보다 사랑을 실천한 이현필이라는 분이 더 다가옵니다. 성자는 그런 분이 아닐까요?
스콧 니어링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되새겨 보면 그 사람은 부자입니다. 부자가 허리띠를 졸라 매고 사는 것은 그렇게 대단해 보이지 않습니다.
다석 선생님도 부자였습니다. 그런 사실을 이 책을 읽고 자세히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문제는 실천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스님이 그랬다지요. 성철 스님이 계신 해인사 밑에 있는 땅을 부치는 사람들은 힘들게 살았다고. 깨달음을 얻은 스님과 그 스님이 계신 절이 관리하는 논들...

노무현 대통령이나 김대중 대통령이 죽고, 저는 정치가 무엇인지 생각했습니다. 삼독이라는 몸에 갇힌 사람들이 그래도 나누고 살 수 있다면 세상에서 고통 받는 사람들은 줄어들 것입니다. 그것을 약속으로 만들어 어떤 틀로 정해 놓는 일을 정치가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조선 시대 보다 지금이 더 씨알이 살 만하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더 나은 세상으로 가기 위한 눈에 보이고 몸으로 느낄 수 있는 무언가를 하는 것도 참 중요합니다. 집 안에서 몸 안에서 깨닫고 지키고 닦는 것 못지 않게 말입니다.

박영호 선생님은 공산당을 미워합니다. 전쟁을 일으켰기 때문이지요. 그런 점에서 삼독을 끊지 못하셨습니다.
전쟁을 도와준 미국에 감사하고 전쟁을 일으킨 북한을 증오합니다. 하지만 미군이 원자폭탄으로 일본을 굴복시키고 인천에 들어왔을 때 자신들을 점령군이라고 했다지요. 그때 미국이 우리를 어떻게 생각했는지는 이제 역사에 다 새겨졌습니다.

다석 선생님 글을 읽으며 이 상대세계에 절대세계를 만들기는 불가능하다는 걸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 상대세계에 있는 씨알들이 좀더 행복하다면 그것도 가치가 있는 일이 아닐까요? 우리는 절대세계를 살고 있는 것이 아니고 상대세계를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런 상상을 해봅니다. 북유럽 같은 나라는 많이 버는 사람은 세금을 많이 내놓습니다. 많이 버는 사람도 물건을 아껴 씁니다. 그리고 영을 생각하기를 좋아합니다. 한번도 안 가봐서 진짜 그런지는 모릅니다. 그런데 그런 사회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석 선생님이 성서조선 사건으로 일제에 잡혔을 때 검사는 조선이 독립할 수 있는가라고 물었다지요. 이렇게 사람의 사상을 문제삼는 것은 참 치졸한 짓입니다. 그런 고생을 선생님을 겪으셨습니다. 여느 눈 뜬 조선인과 같이. 그런데 이렇게 답했다지요.
" 조선의 공중변소가 일본의 공중변소만큼 깨끗할 때 독립이 올것이다."
저는 이 말을 듣고 그만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습니다. 이것은 이광수나 최남선이 했던 말과 같습니다. 일본이 우리는 보고 있는 모습, 열등 민족이라는 그 말과 같습니다. 그렇게 볼 수 밖에 없습니다. 이것은 솔로몬의 지혜가 아닙니다. 이 말대로라면 우리는 독립을 하지 말고 선진 일본 밑에서 선진화 해서 독립을 해야 합니다. 여기서 저는 생각만으로 사는 것이 얼마나 힘이 없는가 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몸나가 죽어야 한다는데 저는 이 몸나를 아직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의문들이 이 몸나를 위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말하지 않을 수 없어 적어 보는 것입니다.
   
엮인글 :

김진웅

2009.08.26 20:13:37
*.177.169.137

안녕하세요! 글 잘 보았습니다.
한때 성천문화재단에서 박영호 선생님의 말씀을 접했던 사람으로 지금은 8년째 경남 함안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습니다.

마음공부를 많이 하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 역시 시골에 오기전에는 절이든 책이든 참 많이 접하며 나의 정체성을 찾고자 애를 썼으나
지금 시골에서 땅 파먹고 사는 처지에서는 예전 그 세월이 우습기만 합니다.
왜냐고요?  히말라야를 정복한 엄홍길이나 박영석에게 정상의 기분을 말해달라고 해서 그 말을 아무리 듣고 또 들어도 그 기분을 느낄 수 없듯이
진리하고 하는 것이 누구의 말로는 체감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있어서 입니다.

간혹, 이 진리를 무슨 엑세스리처럼 달고 다니길 좋아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습니다.
진리는 결코 보여지는 그림으로 알 수 없는 것이겠지요.
내가 경험하고 체득한 그 고통이 열매를 맺을 때 진가를 발휘하겠지요.

도회지의 숲에선 진리, 글쎄..
개구리 그림은 볼 수 있어도 개구리의 참 모습은 결코 알 수 없을 겁니다.

정유철님의 글이 참 진솔하신 것 같아서 제 생각 두서없이 올려봅니다.
참 개구리를 함 만나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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