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나목(裸木)--박영호

조회 수 2885 추천 수 0 2007.01.02 11:02:58
운영자 *.106.107.131
제목 없음

 

 겨울 나목(裸木)

                                                                 박영호

 

온 누리를 다 덮으려던

푸른 잎은 다 떨어져 버리고

앙상한 뼈대만 드러내어

서럽도록 외롭게 버티어 서서

하늬바람에 떠는 나목

젊음을 다 보낸 나의 모습이다.

 

지칠 줄 모르게 하고 하던 일

이제는 그만 둬 일손 놓았다.

눈 귀 머니 감각의 문도 절로 닫혀

세상일 고즈넉이 잊어버리고

맞을 죽음조차 아랑곳없이

좌망(坐忘)에 든 나목이 되어

기도삼매 가운데 오직 일념은

하느님 아바만 그리고 사랑해

 

하느님 아바께서 어여삐 여겨

저 아득히 높은 곳에서

은혜로운 성령의 눈송이를

풍성하게 뿌려 주시면

초라한 겨울 나목의 가지에도

새하얀 청정의 눈꽃이 피리라

눈부신 영광의 눈꽃을 피우리라.

<2006.12.15>

   
엮인글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216 깝살리지 말자 관리자 2008-10-23 3022
215 유성 - 박 영호 운영자 2007-02-26 2991
214 미리 채비하자 관리자 2008-10-23 2976
213 신을 벗으라(출애굽 3:5) - 박 영호 운영자 2007-02-26 2958
212 목사 림낙경 운영자 2008-05-25 2946
211 없을 때 잘해 관리자 2009-01-02 2936
210 방귀소리 운영자 2007-03-19 2935
209 시간 죽이기라니 관리자 2008-11-12 2929
208 인삼(人蔘)먹기 file 관리자 2009-05-20 2903
207 재미 아닌 의미로 file 관리자 2008-09-17 2900
206 설악산에 오르니 관리자 2009-03-04 2894
205 깨달음 file 관리자 2009-02-18 2887
204 나의 기도 - 박 영호 운영자 2007-02-26 2886
» 겨울 나목(裸木)--박영호 운영자 2007-01-02 2885
202 앓는 길벗에게.. file 관리자 2008-11-19 2880
201 싫어지지 않는 님 file 관리자 2008-11-28 2875
200 기쁨이어라 file 관리자 2009-03-18 2857
199 하느님의 사랑을 느끼며 산다. 관리자 2008-08-12 2841
198 사이를 올바르게 두자 관리자 2008-10-30 2778
197 가온지킴(침묵) file 관리자 2009-02-04 2775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