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월산장에서

조회 수 3364 추천 수 0 2008.09.04 11: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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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월撫月산장에서
                                                           박영호

   가느다란 몸집에 병치레 잦았거늘
   이른이 넘어서도 몸성히 살게해 주시니
   올 여름에도 꽃내고을에 무월산장 찾았다


   덕성산 기슭 숲속에 외로히 서 있는 산장
   솔바람소리 계곡물소리 지난해 그대로인데
   처마끝에 달린 풍경소리 정답게 들린다


   하룻밤을 함께 묵어도 만리장성의 인영이라
   열두 길벗님들과 거룩한 인연의 가족 돼
   이틀 밤을 묵었으니 하늘나라까지 이어지리

   산장 앞마당은 큰돌들로 깔려져 있어
   낮동안 볕살에 데워져 저녁엔 따뜻해
   그 위에 앉아 말씀 나누기에 밤 깊는줄 잊어

   남쪽 하늘에 이른 반달이 우릴 굽어보고
   별들의 눈속삭임은 내 영혼을 살찌우는데
   스치는 바람 함께하신 하느님의 숨길인 듯

   예수님보다 더 나은 사나이를 못 만나
   고디 지키며 여든 평생을 사신 노언님
   언님 앞에 머리숙여 경의를 표하였다

   살부치 피부치 깨끗이 다 잊어버리고
   내 잘났다 너 틀렸다는 세상소리 안들려
   가늘고 조용한 하느님 말씀에 이 맘은 기쁨의 호수

         (2008.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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