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아오는 새벽 - 박영호

조회 수 3050 추천 수 0 2006.01.02 10:23:04
운영자 *.104.99.158

 

밝아오는 새벽

박영호

 

    산새들마저 지저귀기를 삼가는

거룩한 땅 미리내 골

동녘 하늘 먼동이

태초의 어둠을 걷는다.

쌍룡산 앞자락 언덕에

우뚝 선 함께살이 모둠집 『有無相通마을』

지붕 머리에 씌어있는 『놓아라』

아침 햇살이 방금 새긴듯 눈부시다.

 

머리위에 소리없이 내린 눈 백발

늙은이의 면류관이라 치켜세웠지만

공작 깃털처럼 새운 자랑스런 삶

진탕에 넘어진 뉘웇는 삶

부질없기는 마찬가진데

꿈결같은 흘러간 세월은 다 잊고

생사의 질곡에 갇힌 목숨은 놓아라

 

우로부터 드리워진

영원한 생명 얼줄만

굳게 먹은 맘손으로 놓지잖게 다잡아

우로 힘차게 솟나

기쁨과 안식의 나라로

너울너울 춤추며 돌아가련다.

 

이누리에 머물도록 허락되는

목숨 지고 얼숨터지는 마지막 순간까지

이 목숨 남김없이 사르어 바쳐

이 세상 떠난 뒤

믿음의 향기만 남기를

밤낮없이 빌고 빈다.

 

새날을 깨워 알리는

『有無相通마을』의 성종이 울린다

그만(Sola Deo,only God)…

멀리 멀리 퍼져가는 종소리

거룩한 얼이 물결치는 파도소리 되어

가슴 가득히 대지진의 해일처럼 밀려온다

마음 깊숙히 큰 폭포의 굉음처럼 울려온다

 

                       (2005년 10월) 박 영 호   

-안성 미리내 유무상통마을에서-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276 박선생님 팔순 모임 기념 시등 file 관리자 2013-07-23 76017
275 님을 사랑하리라 - 박영호 운영자 2006-05-29 32342
274 이런 일도 있구나 [1] 관리자 2013-04-21 18581
273 고독사(孤獨死) 운영자 2008-06-13 13275
272 대왕 금강송 관리자 2013-11-27 7783
271 마지막 사랑 file [3] 관리자 2008-10-01 7513
270 톨스토이와 유영모 [4] 관리자 2008-08-21 7314
269 시골교회소개-임락경목사 김병규 2004-05-05 6176
268 네잎크로바 운영자 2008-06-11 5148
267 무덤 치레 말자. 관리자 2013-12-01 5061
266 아들아 미안하다. [1] 관리자 2008-07-20 5052
265 밑 닦기 관리자 2008-07-11 4970
264 기도할 수 있는 건 더 없는 은총 관리자 2013-11-17 4936
263 한 마음 관리자 2008-07-11 4832
262 촛불 관리자 2008-07-11 4648
261 하늘 여신 등걸(단군)님 관리자 2013-10-28 4582
260 참을 아는 길벗 김병규 관리자 2013-11-17 4433
259 없애야 할 더러운 제나 관리자 2008-07-20 4399
258 예수와 석가가 아주 좋아 관리자 2013-10-28 4397
257 모두가 낯설어 나조차 낯설어 관리자 2014-01-21 4362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