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을 벗으라(출애굽 3:5) - 박 영호

조회 수 2958 추천 수 0 2007.02.26 14:18:46
운영자 *.106.107.131
솟날 나이

 

 

 

신을 벗으라(출애굽 3:5)

박영호

참나가 낱둥속에 머무는 동안

신고 다닐 신인 제나(自我)이라

남이 애써 지어 준 신 아닌가

고이고이 탈없이 소중하게 신다가

거룩한 하느님 나라에 이르면

신던 신(제나)은 벗어 아낌없이 버린다.

 

하루하루 넘기는 시간에서

하느님과의 입맞춤을 느끼고

가장자리 없는 신비의 허공 속에서

하느님의 품안에 포옹받음을 느끼면

그 자리는 거룩한 하느님 나라

아끼던 신을 벗어 던진다.

 

보기조차 싫은 원수처럼 미운 이가

측은히 사랑으로 반가워지고

나를 업신여겨 내뱉는 거슬리는 말조차

칭찬보다 고마웁 게 들리면

그 자리는 거룩한 하느님 나라

아끼던 신을 벗어 던진다.

 

눈길을 끌던 이 세상 모든 것들이

아무 것도 아닌 신기루임을 알게 되고

없이 계시는 하느님의 영광이

극지의 오로라보다 더 황홀할 때

그 자리는 거룩한 하느님 나라

아끼던 신을 벗어 던진다.

 

하느님 나라는 들이 덤비는 이의 차지

망설이고 머뭇거리면 더욱 멀어질 뿐

포옹하며 입 맞추듯 힘찬 사랑의 생각(기도)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는 길

하느님 품속에서 하느님과 하나 되면

신던 신(제나)은 벗어 아낌없이 버린다.

2007.02.15

 

 

 

 

 

 

 

 

 

 

 

   
엮인글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276 박선생님 팔순 모임 기념 시등 file 관리자 2013-07-23 76016
275 님을 사랑하리라 - 박영호 운영자 2006-05-29 32342
274 이런 일도 있구나 [1] 관리자 2013-04-21 18581
273 고독사(孤獨死) 운영자 2008-06-13 13275
272 대왕 금강송 관리자 2013-11-27 7783
271 마지막 사랑 file [3] 관리자 2008-10-01 7513
270 톨스토이와 유영모 [4] 관리자 2008-08-21 7314
269 시골교회소개-임락경목사 김병규 2004-05-05 6175
268 네잎크로바 운영자 2008-06-11 5148
267 무덤 치레 말자. 관리자 2013-12-01 5061
266 아들아 미안하다. [1] 관리자 2008-07-20 5052
265 밑 닦기 관리자 2008-07-11 4970
264 기도할 수 있는 건 더 없는 은총 관리자 2013-11-17 4936
263 한 마음 관리자 2008-07-11 4832
262 촛불 관리자 2008-07-11 4648
261 하늘 여신 등걸(단군)님 관리자 2013-10-28 4581
260 참을 아는 길벗 김병규 관리자 2013-11-17 4433
259 없애야 할 더러운 제나 관리자 2008-07-20 4399
258 예수와 석가가 아주 좋아 관리자 2013-10-28 4397
257 모두가 낯설어 나조차 낯설어 관리자 2014-01-21 4362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