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은 온유한 이의 것이라야(박우행 길벗에게)

                                                                              박영호

예수가 말하기를 온유한 이가 땅을 일터로 받는다고

온유한 이가 여기 있어 땅을 기업으로 받은 이가 있다.

깊은 오지 화천에 여름질로 사는 박우행 길벗

이름도 소걸음처럼 느긋하다고 우행이라 한 건가

꽃내(화천)가 비롯해 동녘으로 흐르는 광덕산 밑

손바닥에 굳은 살 지도록 이마에 땀흘리며 일하는지

어언듯 일곱 해가 흘러 마당에 심은 나무가 쑥 솟아

하느님 아버지 집에 머슴살이가 하느님 아들 되는 길



톨스토이는 무소유로 농사일을 하면서 사는 게 참된 삶이라

무소유인데 어떻게 농토를 얻는가고 묻는 사람이 나타나자

농가에 머슴살이를 하면 된다는 슬기로운 대답이었다.

톨스토이의 화신인 바보 이반도 머슴살이로 끝난 건 아니다.

우행은 변산공동체에서 여러 해 동안 농사 일을 배웠고

화천에서도 시골집 농장에서 손가락을 다친 적이 있다.

마침내 새 농장을 마련하여 여름질로 살아가고 있어

하느님도 위의 뜻을 받드려는 우행 길벗의 노겸 정신을 알리라.



2013.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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