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사랑

                                                  박영호

땅위에 낱동(개체)은 참님이 될 수 없는 것을

참님이라 믿고 알고 사랑하였지

어느 날 나무토막 같은 송장되어 못일어나는 것을 봐

닭 쫓던 개 지붕 쳐다 보기 보다 더 싱거워

울다가 크게 웃었지 내가 어리석게 속은 걸 알고서

물거품을 영롱한 구슬로 깜짝 속은 것이라

참님은 온통으로 계시지 낱동으로 아니 계신다

다시는 땅위의 낱동을 참님으로 사랑하지 않으리

낱동의 님들은 인생길을 함께 걸어가는 길동무

아쉬웁게 이루지 못한 첫사랑의 님을

뒷날 다시 만나보니 실망뿐이더라는 어느 시인의 고백

참님이 아닌 것을 참님으로 사랑한 결과일 뿐

죽자 사자 사랑한다며 만나서 싸우기는 왜 하고 이혼은 뭔가

참님이 아닌 것을 참님으로 돋보고 헛본 것이라

참님은 온통으로 계시어 비롯도 마침도 없는 하느님

내가 살아서도 부를님 숨지면서도 부를 님이시라

내게 영원한 생명인 얼을 주시고 맡으실 님

참됨(眞) 어짐(善) 아름(美)으로 지극하신 거룩한 님

이 나에겐 처음이시며 마지막이신 사랑의 님

내 낡은 겉옷(몸) 훨훨 벗어 떤져 버리고서

참님의 품속에 안기는 날 나를 아는분들아 손뼉치며 기뻐해주오

           (2008.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