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솔암 가는 길목에서

by 민항식 posted Nov 12,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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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솔암 가는 길목에서


단풍이 진다.

붉게 타오른 단풍 하나 또옥 진다.

노랗게 물든 단풍 하나 또옥 진다.


지축을 울리며 똑 떨어진

선홍빛 낙엽에서

예수를 본다.

 

황금빛 낙엽에서

부처를 본다.  

 

남은 이파리들이

우수수 바람에 흩날린다.


바람 따라 이리저리 떠도는

칙칙한 잎새에서

한로(韓盧) 같은 너와 나를 본다.



* 韓盧(한로) : 전국시대 韓나라의 명견(名犬) 이름

* 韓盧逐塊(한로축괴) : 사람이 던진 흙덩이를 개가 쫓아가듯,

   주일무적(主一無適), 수처작주(隨處作主)하지 못하고 외물(外物)을 쫓아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