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학사

조회 수 2423 추천 수 0 2015.10.02 10:10:39
저자 : 전호근 
역자 :  
출판사 : 메멘토 
내용 : 저자 : 전호근

저자 전호근은 대학과 대학원에서 공맹 유학과 조선 성리학을 전공했고, 16세기 조선 성리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경희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은사이신 안병주 선생과 함께 『역주 장자』를 펴냈다. 아내와 더불어 『공자 지하철을 타다』를 쓰고, 아이들을 위해 『열네 살에 읽는 사기열전』을 썼다. 또 『장자 강의』, 『맹수레 맹자』, 『번역된 철학, 착종된 근대』(공저), 『강좌한국철학』(공저), 『논쟁으로 보는 한국철학』(공저), 『동양철학산책』(공저), 『동서양고전의 이해』(공저), 『유학, 시대와 통하다』(공저), 『철학자가 사랑한 그림』(공저) 등을 펴냈다. 주로 동아시아의 고전을 해설하는 것을 업으로 삼는 만큼 동아시아의 지적 전통을 복원하는 일에 관심이 많다. 읽을 책의 글자 수를 세는 버릇도 그래서 생긴 벽(癖). 불멸의 고전인 유가의 십삼경을 모두 해설하는 것은 아직 이루지 못한 꿈으로 남아 있고, 문자의 기원을 찾는 일은 덤으로 즐기는 여유다. 미래를 기약하면서 과거를 이야기하는 사마천과 정약용의 수법을 좋아한다. 최근 한국 사회의 비행을 보면서 몹시 슬프고 부끄럽다. 할 수 있다면 개토의 거꾸로 가는 시계를 만들어 아이들이 돌아오게 하고 싶다. 가장 힘이 센 건 기억이라고 믿는다.

목차

서문

1부 삼국 시대 철학
1장 원효 | 파도와 고요한 바다는 둘이 아니다
2장 의상 | 하나가 곧 전체이고 전체가 곧 하나다
3장 삼국 시대 도교 전통 | 만족할 줄 알면 욕을 당하지 않는다
4장 강수, 설총, 최치원 | 조강지처의 교훈과 화왕(花王)의 경계

2부 고려 시대 철학
5장 균여 | 노래로 전한 불법(佛法)
6장 의천 | 일심(一心)에 모든 것이 갖추어져 있다
7장 지눌 | 부처의 빛이 온 누리를 비추다
8장 이규보 | 시·거문고·술을 좋아한 삼혹호(三酷好) 선생
9장 안향, 백이정, 우탁 | 새로운 학문, 고려를 흔들다
10장 이제현 | 붓을 들어 나라를 지키다
11장 정몽주 | 혁명과 절의 사이에서

3부 조선 시대 철학(상)
12장 정도전 | 조선 왕조의 설계자
13장 조광조 | 내 임금을 요순으로 만든다
14장 서경덕 | 줄 없는 거문고를 타다
15장 이언적 | 세계의 근원에 대한 질문을 던지다
16장 이황 | 도덕과 욕망 사이에서
17장 이이 | 조선 주자학의 완성자
18장 조식 | 하늘을 가슴에 품고 인재를 기르다

4부 조선 시대 철학(하)
19장 유형원 | 고통받는 백성들과 함께 살리라
20장 정제두 | 이단을 공부한 조선의 양명학자
21장 이익 | 학문의 목적은 실용에 있다
22장 홍대용 | 북학의 선구자, 세계의 창을 열다
23장 박지원 | 5천 년 최고의 문장
24장 정약용 | 세상의 모든 지식을 담다
25장 김정희 | 〈세한도〉에 머문 조선의 정신
26장 최제우 | 사람이 곧 하늘이다

5부 현대 철학
27장 신남철, 박치우 | 변혁의 철학을 꿈꾼 1세대 철학자들
28장 박종홍 | 천명 사상을 통한 동서양 철학의 종합
29장 유영모 | 다원주의 신학과 동양 철학
30장 함석헌 | 씨ㅇ·ㄹ철학과 동양 철학
31장 장일순 | 모든 생명을 아우르는 좁쌀 철학


책 속으로



“한국에서 철학을 공부하는 자로서 한국 철학사를 펴내는 일은 동아시아 고전을 연구하는 이가 『논어』를 주해하고 기독교 신학자가 성서를 주해하는 것만큼이나 학문적으로 뜻 깊은 일이다. 하지만 이 책을 펴내게 된 동기는 이런 학문적 의미 때문만이 아니다. 원효 이래 1300년에 걸친 한국 철학의 거장들이 추구하고 실천했던 삶의 문법이 아직도 한국인의 의식 저변에 깔려 있을 뿐 아니라 우리의 삶 곳곳에서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내고 싶었던 바람이 이 책을 펴내는 데 더 큰 동기로 작용했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사적 고찰을 통해 철학의 연대기를 충실하게 구성하는 일보다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철학자들의 사유가 오늘날 우리의 삶과 얼마나 가까운 곳에 있는지 밝힘으로써 오랫동안 우리 스스로에 의해 그리고 서구의 시선에 의해 일방적으로 타자화된 사유를 지금 살아 움직이는 삶의 문법으로 복원하는 데 마음을 기울였다. 또 한국 철학의 독자성을 드러내기보다 그 사유가 고립된 지역의 일시적 산물이 아니라 수천 년 동안 장구한 사유를 이어 온 동아시아 전통 지식인들의 오래된 고민이 반영된 결과임을 밝히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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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정밀한 해석, 독창적 사유로 온축한 한국 철학사의 결정판!

원효 이래 1300년에 걸친 한국 지성사를 일관된 관점과 현대적 언어로 풀어낸 이 책은 신라부터 현대 한국에 이르기까지 모든 시대의 대표적인 철학자들의 사유를 서술한, 명실상부한 의미에서 최초의 한국 철학사이다. 고전에 대한 정밀한 해석과 독창적 사유, 20년간의 고전 강좌 경험으로 다져진 탁월한 소통력으로 정평이 나 있는 저자 전호근은, 유학은 물론 불교, 도교 사상, 동학, 마르크스주의 철학, 기독교 사상에 이르는 폭넓은 사유를 검토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 철학사의 전모를 파악한다. 한국 철학의 전체상을 밝히는 동시에 각 철학자들의 사유가 현대 한국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밝힌 이 책은, 동서양을 아우르는 폭넓은 사유, 시대를 꿰뚫는 관통력으로 한국적 사유가 움트고, 꽃피고, 열매맺은 과정을 탁월하게 설명해낸 한국 철학사의 결정판이다.
이 책에서 호명하는 철학자들의 스펙트럼은 실로 다양하고 독창적이다. 저자는 한국 철학사의 첫새벽을 연 원효나 한국 선문의 개조 지눌, 한국 철학의 대표 주자인 이황, 실학의 집대성자인 정약용은 말할 것도 없고 이규보, 박지원 등 주로 고전문학 분야에서 다루었던 인물들의 사유를 철학적으로 접근하며, 한국 철학사에서 금기시된 일제 강점기 마르크스주의 철학자 신남철, 박치우를 복권시키고, 종교 사상가로 거론되었던 유영모, 함석헌을 철학자로 연구했으며, 처음으로 장일순을 철학자로 조명했다.
각 철학자들의 주요 저서 및 저술을 이해하기 쉬운 현대어로 번역하고 그들의 사유를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게 명쾌하게 설명한 점도 이 책의 뛰어난 점이다. 저자는 수십 권에 이르는 개인 문집, 주요 저술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어렵게 느껴지는 내용을 친근한 입말투로 귀에 쏙쏙 들어오게 전달해주는데, 이는 수십 년간의 강의로 단련된 저자만의 탁월한 소통력에서 비롯한다. 이러한 면에서 이 책은 현대적 사유, 현대적 언어, 현대적 감각으로 한국 철학의 향기를 전하는 유일한 철학서이자 학술서와 대중서의 경계를 허문 진정한 교양서라 할 만하다.

출판사 서평

우리 시대의 고전 학자 전호근,
1300년 한국 지성사, 35인의 거인을 불러내다

1. ‘현대적 사유, 현대적 언어, 현대적 감각’으로
1300년 한국 철학사를 한 흐름으로 써내려간 명실상부한 최초의 한국 철학사

동아시아 불교사에 빛나는 『금강삼매경론(金剛三昧經論)』이나 『대승기신론소(大乘起信論疏)』 같은 명저를 남긴 원효(元曉, 617~686)를 시작으로 삼국 시대부터 현대 한국에 이르기까지 우리 철학의 역사는 결코 짧지 않다. 1300년에 이르는 장구한 세월을 거치면서 탁월한 불교 사상가와 세계적인 유학자가 배출되기도 했고, 500년간 지속된 조선 왕조는 왕과 신하가 일상적으로 고전을 공부하고 학자들 간에 치열한 철학 논쟁이 벌어진, 말 그대로 ‘철학의 왕국’이었다.
그럼에도 한국에 철학이 있는가라는 물음은 끊이지 않았으며, 지성계뿐만 아니라 대중에게 한국 철학의 존재 자체를 증명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특히 조선 시대 철학인 성리학은 1980년대는 마르크시즘의 공격으로 봉건적 관념으로 폄하되었고, 민주화 열기가 일어나던 때는 지배 이데올로기로 적대시되는가 하면, 실용을 추구하는 풍토에서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공리공담(空理空談)의 학문으로 매도되기에 이르렀고, 급기야 조선이라는 나라를 망친 주범으로 지목되기에 이르렀다.
이같은 가혹한 환경에서도 한국 철학을 연구하고 정리한 노작들이 나왔지만 철학사 전체를 조망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학술서는 여러 사람이 집필하여 일관된 관점을 유지하기 힘들었고, 단독 저자인 경우 전공 분야 외의 기술이 소략했고, 고대나 중세, 현대 철학을 따로 검토한 책은 있었지만 고대부터 현대까지 포괄하는 완결된 철학사 서술은 없었기 때문이다.
원효 이래 1300년에 걸친 한국 지성사를 일관된 관점과 현대적 언어로 풀어낸 이 책은 신라부터 현대 한국에 이르기까지 모든 시대의 대표적인 철학자들의 사유를 서술한, 명실상부한 의미에서 최초의 한국 철학사이다. 저자 전호근은 고전에 대한 정밀한 해석과 독창적 사유, 20년간의 고전 강좌 경험으로 다져진 탁월한 소통력으로 정평이 나 있는 동양 철학자이다. 문헌 장악력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그는 한국 철학사의 전모를 파악하기 위해 유학은 물론 불교, 도교 사상, 동학, 마르크스주의 철학, 기독교 사상에 이르는 폭넓은 사유를 검토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 철학의 외연을 넓힌다.
이 책에서 호명하는 철학자들의 스펙트럼은 실로 다양하고 독창적이다. 저자는 한국 철학사 서술에서 빠뜨릴 수 없는 주요 철학자들, 이를테면 한국 철학사의 첫새벽을 연 원효나 한국 선문(禪門)의 개조(開祖) 지눌(知訥, 1158~1210), 한국 철학의 대표 주자인 이황(李滉, 1501~1570), 실학의 집대성자인 정약용(丁若鏞, 1762~1836)은 말할 것도 없고 이규보(李奎報, 1168~1241), 박지원(朴趾源, 1737~1805) 등 주로 고전문학 분야에서 다루었던 인물들의 사유를 철학적으로 접근한다. 또 한국 철학사에서 금기시된 일제 강점기 마르크스주의 철학자 신남철, 박치우를 복권시키고, 종교 사상가로 거론되었던 유영모, 함석헌을 철학자로 연구했으며, 처음으로 장일순을 철학자로 조명했다.
한국 철학의 전체상을 밝히는 동시에 각 철학자들의 사유가 현대 한국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밝힌 이 책은, 동서양을 아우르는 폭넓은 사유, 시대를 꿰뚫는 관통력으로 한국적 사유가 움트고, 꽃피고, 열매맺은 과정을 탁월하게 설명해낸 한국 철학사의 결정판이다.

2. 한국 철학의 향기를 전하는 유일한 철학서이자
학술서와 대중서의 경계를 허문 진정한 교양서

기존 철학서는 철학자들의 삶을 소개하고 저술을 분석하는 차원에서 그친 경우가 많았다. 삶을 기술하는 책들은 단순한 인물평 위주로 사유의 전달에서는 겉돌았고, 학술서는 일반 대중이 알아들을 수 없는 개념과 용어들로 넘쳐나 한국 철학을 온전히 이해하기 힘들게 했다.
이 책의 뛰어난 점은 각 철학자들의 주요 저서 및 저술을 이해하기 쉬운 현대어로 번역하고 그들의 사유를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게 명쾌하게 설명했다는 것이다. 우선 철학자들의 사유에 한 발짝 가까이 다가가려면 가장 먼저 그들이 쓴 저술을 직접 읽는 것이 필요하다. 저자가 다루는 자료는 관련 사료인 『고려사』 『삼국유사』 『삼국사기』 같은 역사서를 비롯하여 원효의 대표적인 저술인 『대승기신론소』, 의상 철학의 정수가 담긴 「화엄일승법계도(華嚴一乘法界圖)」, 균여의 「보현십원가(普賢十願歌)」 외에 『동국이상국집』 『익재난고』 『포은집』 『삼봉집』 『정암집』 『화담집』 『회재집』 『퇴계집』 『율곡전서』 『남명집』 『하곡집』 『담헌서』 『다산시문집』 『완당집』 『연암집』 등의 개인 문집, 『불씨잡변』 『반계수록』 『성호사설』 『의산문답』 등의 주요 저술, 동학 경전인 『동경대전』에 이르는 한문 원전과 현대 철학자들의 저술까지 그야말로 광범위하다.
저자는 이 저술들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어렵게 느껴지는 내용을 친근한 입말투로 귀에 쏙쏙 들어오게 전달해주는데, 이는 수십 년간의 강의로 단련된 저자만의 탁월한 소통력에서 비롯한다. 이러한 면에서 이 책은 현대적 사유, 현대적 언어, 현대적 감각으로 한국 철학의 향기를 전하는 유일한 철학서이자 학술서와 대중서의 경계를 허문 진정한 교양서라 할 만하다.

3. 철학사의 라이벌을 비교하는 재미와
주요 철학 논쟁을 살펴보는 흥미까지 더하다

원효와 의상, 균여와 의천, 정몽주와 정도전, 이황과 조식과 이이, 박지원과 정약용 등 우리 철학사의 라이벌로 거론되는 인물들의 사유를 비교해보는 것도 이 책을 읽는 또다른 재미다. 원효와 의상은 철학적으로 대립각을 세웠던 인물은 아니지만 깨달음을 얻는 방식과 불법(佛法)을 전하는 방법에서 파격과 정통으로 나뉜다. 정몽주와 정도전은 사후의 라이벌로 조선 태종대에 와서 정몽주는 역신에서 충신으로, 정도전은 혁명의 주도자에서 반역자로 취급받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이는 인물들이다. 이황과 이이는 조선 주자학의 대표 철학자들로 이황은 이(理)를 강화하는 쪽으로 주자학을 전개하면서 중국 주자학의 본류와 상당히 다른 면모를 보인 독창적인 철학자였고, 이이는 주자학의 논리 구조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설명한 조선 주자학의 완성자이다.
논쟁은 철학을 발전시키는 데 커다란 역할을 한다. 논쟁 당사자들은 자신의 사유를 설명하기 위해 논리적 구성력을 갖추어야 하며 논쟁을 하는 과정에서 사유는 더욱더 탄탄해지기 때문이다. 이 책은 각 철학자들의 사유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한국 철학의 수준을 비약시킨 돈점(頓漸) 논쟁(돈오돈수와 돈오점수 논쟁), 태극(太極) 논쟁(무극태극 논쟁), 사칠(四七) 논쟁(사단칠정 논쟁), 인심도심(人心道心) 논쟁 등을 흥미진진하게 다룬다. 돈점 논쟁은 선종(禪宗) 내에서 깨달음을 얻는 방법에 대한 차이를 드러내는 논쟁으로, 돈오점수(頓悟漸修)를 주장한 12~13세기 승려 지눌을 20세기 승려 성철(性澈)이 돈오돈수(頓悟頓修)설로 비판한 논쟁이다. 이언적(李彦迪, 1491~1553)의 주도로 벌어진 태극 논쟁은 주자학이 한국에 뿌리를 내리는 과정에서 발생한 학술 논쟁이며, 주자학의 한국적 발전을 주도한 심성론(心性論)과 이기론(理氣論)의 결합이 처음으로 시도되는 사칠 논쟁은 한국 철학사의 일대 사건으로 퇴계 이황과 고봉(高峯) 기대승(奇大升) 사이에서 벌어졌다. 사칠 논쟁과 함께 조선 유학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논쟁인 인심도심 논쟁은 율곡(栗谷) 이이(李珥)와 우계(牛溪) 성혼(成渾) 사이에서 벌어진, 인간의 욕망〔人心〕과 도덕심〔道心〕의 관계를 어떻게 보는가 하는 논쟁이다. 이 밖에도 이 책은 교종(敎宗)과 선종(禪宗), 성리학과 양명학, 서학과 동학 등 대립되는 철학의 주요 개념과 그 차이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

4. 동아시아 지성사의 맥락에서 한국 철학을 파악하다

이 책은 동아시아 지성사의 맥락이라는 큰 줄기를 염두에 두고 철학자들의 삶과 사상뿐 아니라 그러한 사유가 가능하게 된 기원을 충실히 밝힌다. 저자에 따르면, 한국 철학은 고립된 지역의 산물이 아니라 수천 년 장구한 세월 동안 이어온 동아시아 전통 지식인들의 오랜 고민이 반영된 결과다. 그 때문에 각 철학자들의 사유는 동아시아의 철학 흐름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가지고 있다. 불교, 노장 사상, 유학, 주자학, 양명학 등 동아시아의 주요 철학 문헌과 경전, 역사서까지 장악하고 있는 저자는 이를 종횡으로 넘나들며 각 철학자들의 사유에서 이들 철학과 사상의 영향을 밝혀낸다.

5. 한국적 사유의 특징을 ‘양극단을 통합하고 상대를 포용하는 관점’에서 찾다

저자는 원효부터 장일순에 이르기까지 면면히 이어져온 한국적 사유의 특징을 ‘양극단을 통합하고 상대를 포용하는 관점’에서 파악한다. 저자가 불교 철학자 원효에 주목하는 점은 당시 불교 사상계의 이론적 대립을 극복할 대안으로 ‘화쟁론(和諍論)’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화쟁(和諍)은 온갖 쟁(諍)을 화(和)한다는 논리로 지금까지도 사회 통합이 필요할 때마다 거론되는 원효 사상의 핵심이다. 한국 현대 철학을 기술할 때도 저자는 같은 관점을 취한다. 여태까지 한국 현대 철학은 서양 철학 ‘수용’의 역사를 중심으로 기술한 경우가 많았지만, 이 책에서는 수용이 아니라 ‘동서양 철학의 융합’이라는 관점에서 유영모, 함석헌, 장일순의 사상을 새롭게 조명한다.
주요 주제를 논의할 때는 동서양 철학계와의 비교를 통해 한국적 사유의 특징을 포착해내고 그들과 비교하는 관점을 취하여 한국적 사유를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도왔다. 예를 들어, 저자는 주자학과 칸트 윤리론의 유사점을 설명하면서 주자학에 대한 현대적 이해를 돕고, 18세기 조선의 백과전서파와 유럽 계몽사상가의 공통점과 차별성, 북학의 선구자인 홍대용의 우주관과 18세기 당시 유럽 사회의 우주론, 19세기 조선의 지식계와 청나라 지식계의 차이, 일제 강점기 일본 철학계의 흐름 등을 통해 당시 한국 철학계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게 했다.

6. 객관적이고 균형잡힌 시각으로
기존 철학사의 빈틈을 메워 한국 철학사의 전체상을 그려내다

여태까지 삼국 시대와 고려 시대를 대표하는 철학자들로 대체로 승려들이 거론되어 왔다. 저자는 삼국 시대에는 유불도가 어느 정도 조화를 이루었다고 보고, 도교 전통과 유학자들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기술하여 중세 한국 철학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준다. 일례로 저자는 3장 「삼국 시대의 도교 전통」에서 막고해와 을지문덕에 관한 자료, 「성덕대왕신종 명문」을 통해 삼국 시대에 『노자』가 처세나 군사 전략과 밀접하게 연결되었음을 설명한다. 노자 사상 하면, 무위나 자연을 이야기하면서 현실과 거리를 두는 은둔의 철학으로 보는 경향이 강한데, 이 자료를 통해 노자 사상이 다르게 이해되어 왔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고려 말에 등장한 성리학자들을 적극적으로 조명한 것도 철학사 서술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고려 말에 성리학을 도입한 안향, 백이정, 우탁 등은 주자학과 관련한 저술이 전하지 않아 그 사유의 일단을 엿보기 힘들다. 이런 어려움이 있지만 저자는 본디 이론보다 실천을 더 중시하는 성리학의 특성을 염두에 두고 열전, 문집 등의 남아 있는 기록을 통해 이들의 성리학자적 면모를 밝혀낸다. 이러한 관점은 이렇다 할 철학 관련 저술이 남아 있지 않지만 절의(?義)의 표상이자 동방이학(東方理學)의 비조로 손꼽히는 정몽주(鄭夢周, 1337~1392)에 대한 설명에서도 일관되게 적용된다.
그 밖에도 저자는 객관적 시각을 견지하면서 정치 권력, 지배 이데올로기에 의해 배제된 일제 강점기 마르크스주의 철학자인 신남철과 박치우를 되살려냈으며, 한국 현대 철학에 커다란 족적을 남겼으나 군사 정권의 이데올로그 역할을 한 박종홍 같은 철학자도 철학 그 자체로 접근하여 객관적으로 조명한다. 닫기 
출판일 : 2015-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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