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철학 포럼 언론보도(포럼 전)



<한겨레 2009.07.14 (화) 오후 7:00>

조현 기자  

 

◇ 한일씨알포럼=오는 19일부터 23일까지 전남 목포대학에서 ‘제1회 한일 씨알사상 포럼’이 열린다.

이 포럼에선 1년 전 서울대에서 열린 세계철학자대회에서 주목을 받은 유영모-함석헌의 씨알사상을 한국과 일본의 대표적인 신학자와 철학자들이 재조명한다. 일본에선 교토포럼 대표인 재일철학자 김태창 박사와 함께 한국의 유영모를 안 이후 남은 생애를 유영모 연구에 바치겠다고 선언한 오가와 하루히사 전 도쿄대 교수 등이 참석한다.


일본의 근현대 사상가로 유교 사상과 기독교 사상을 접맥시킨 생명철학을 낳은 아라이 오스이와 생명운동가인 다나카 쇼조에 대한 연구도 발표된다. 우리나라에선 박재순 씨알사상연구소 소장과 김상봉(전남대)·김수중(경희대)·이기상(외국어대)·이정배(감신대)·허우성(경희대) 교수 등이 발표하며, 길희성(서강대)·김경재(한신대)·김명수(경성대) 교수 등 10여명이 토론자로 나선다.



<베리타스 [2009-07-14 06:48]>


한·일 철학자 씨알사상으로 손 잡는다

씨알재단 주최 '한일철학포럼' 7월 19일부터 개최



국내 최초로 한국과 일본의 철학자들이 함께 유영모·함석헌이 주창한 씨알사상을 주제로 포럼을 개최한다. 씨알재단(이사장 김원호)은 이 같은 개요의 <제1회 한일철학포럼>을 7월 19일(일)부터 23일(목)까지 4박 5일 동안 목포대학교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씨알사상은 작년 7월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세계철학대회'에서 20여 명의 국내 학자들이 유영모·함석헌을 주제로 연구 발표를 한 것을 계기로 세계 여러 나라의 철학자들로부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이 때 씨알사상은 '동서문명의 만남 속에 형성된 민주와 평화의 철학'이라고 소개됐다.


이 대회에 참가했던 일본의 '교토포럼 공공철학 공동연구소'는 씨알사상의 사상적 가치를 인정하고, 금번에 씨알재단과 함께 포럼을 개최하기로 손잡았다. 교토포럼은 씨알철학이 관변이나 제도권철학이 아니라 역사의 컨텍스트 속에 생겨난 민생철학이라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번 포럼에는 한국에서 김상봉 전남대 철학과 교수, 김수중 경희대 철학과 교수 등 17명이, 일본에서는 고마쓰 히로시 쿠마모토대 교수 등 9명이 참가하며, 첫 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발제와 토론 외 별다른 일정 없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학문적 담론을 펼 예정이다.


일본 학자들 중 주목할 만한 학자는 오가와 하루히사 교수(前 동경대, 現 닛쇼가꾸샤대)와 오구라 기조 교수(교토대).  '한국 실학' 연구로 국내에 이름이 알려져 있는 오가와 교수는 유영모를 주제로, 일본  NHK 방송에서 수년 간 한국어강의를 하며 한국을 알리는 데  앞장섰던 오구라 교수는 함석헌을 주제로 각각 발표한다.



향후 씨알재단은 '한일철학포럼'을 정례화할 계획이다. 다음 포럼은 오는 12월 일본에서 연다. 포럼에서 발표된 연구와 토론내용은 양국 모두에서 출판될 예정이다.


이지수 기자 freedom@theveritas.co.kr



<동아일보  입력 2009-07-15 02:59> 

                   
유영모-함석헌 ‘씨사상’ 日에 뿌린다

19일부터 한일 철학포럼 “환경위기 사상적 대안”

다석(多夕) 유영모와 씨ㅱ 함석헌이 제창한 씨ㅱ사상(씨알사상)이 일본으로 수출된다. 씨알재단은 한국과 일본의 철학자들이 모여 씨알사상을 주제로 제1회 한일철학포럼을 19일부터 5일간 목포대에서 개최한다. 씨알사상을 주제로 한일 간에 철학포럼이 열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서울대에서 열린 세계철학대회에서 씨알사상이 소개된 것을 계기로 씨알재단의 씨알사상연구소와 일본 교토포럼의 공공철학공동연구소는 씨알사상을 일본에 알리기로 뜻을 모았다. 올해 두 차례 계획된 포럼은 첫 대회를 한국에서 열고 두 번째 포럼은 12월 일본에서 연다.

이번 포럼에서는 한일 양국의 학자 26명(한국 17명, 일본 9명)이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발제와 토론 외에는 다른 일정 없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씨알사상을 집중 조명할 예정이다. 교토포럼과 그 산하에 있는 공공철학공동연구소는 공공철학에 깊은 관심을 보여 왔는데, 씨알사상이 가진 공공철학으로서의 성격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또 제도권이 아닌 민중 속에서 생겨난 민생철학이라는 점에도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포럼에 참석하는 오가와 하루히사 니쇼가쿠샤대 교수는 도쿄대를 정년퇴임한 뒤에도 유영모 사상에 심취해 도쿄시민강좌에서 1년 동안 유영모 사상을 강의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오가와 교수는 발제문을 통해 “유영모 사상의 뛰어난 점은 사고의 고결함과 검소한 생활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실천했다는 것”이라며 “유영모의 세계사적 공헌은 모든 종교·철학·사상·문화 속에서 고결한 ‘생각’을 보려고 한 점에 있다”고 평가했다.

이나가키 히사카즈 도쿄 그리스도교학원 교수는 “자원이 무한으로 있다는 것을 전제로 운영되는 생산주의 모델에서는 대량생산과 대량소비가 무제한으로 반복돼 인류에 위협이 되고 있다”며 “함석헌의 사상은 욕망의 조절이 가능한 자아를 재생시킴으로써 성숙한 시민사회를 만들고, 탈생산주의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김수중 씨알학회 부회장(전 한국양명학회 회장)은 “한국 사상사는 전통적으로 융합적 성격이 강했는데 이는 유영모와 함석헌의 씨알사상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난다”며 “민족혼과 기독교 정신을 강조한 오산학교에서 동서 문화를 종합해 탄생한 씨알사상은 생태환경 위기의 시대를 맞아 그 대안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씨사상:

씨(씨알)은 사람, 민중을 지칭한다. 사람 속에 영원불멸의 심적 생명이 있다고 보고 사회적 규정이나 신분과 관계없이 사람 그 자체가 역사와 사회의 토대이며 주체라 여기는 사상이다. 모든 사람을 씨알로 여겨 평등하게 대하며 사랑과 평화만이 문제 해결의 열쇠라고 강조한다. 유영모가 사상의 틀을 만들었고 함석헌은 그 사상을 심화 발전시키면서 현실 속에서 실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2009/07/16 06:10 송고>


<한ㆍ일 학자들이 본 유영모-함석헌>

'제1회 한일철학포럼' 19-23일 목포대서 개최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한국과 일본의 철학자들이 유영모(1890-1981)ㆍ함석헌(1901-1989) 선생이 제창한 씨알사상을 주제로 국내 최초로 '제1회 한일철학포럼'을 개최한다.


   씨알재단이 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19일부터 5일간 목포대에서 열린다.


   지난해 서울대에서 열린 세계철학대회에서 20여명의 국내 학자들이 유영모ㆍ함석헌의 사상에 대해 발표한 것을 계기로 일본의 교토포럼과 공공철학연구소는 재단법인 씨알과 한일철학포럼을 개최하기로 뜻을 모았다.


   김수중 경희대 철학과 교수는 미리 공개된 발제문에서 "유영모에서 싹이 터 함석헌에서 꽃피운 씨알 사상의 특징은 여러 사상과 종교를 회통한다는 데 있다. 이들은 기독교에서 출발했지만 이후 유교ㆍ불교ㆍ도교의 전통사상과 회통해 더 풍성하고 보편적인 세계관을 형성했다"면서 "생태환경 위기의 시대를 맞이해 씨알 사상은 그 대안을 마련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박재순 씨알사상연구소장은 유영모와 함석헌의 사상적 연속성과 차이에 주목했다.


   박 소장은 "신민회 정신을 계승한 오산학교에서 유영모와 함석헌이 스승과 제자로 만나 기독교ㆍ민족ㆍ민중 정신을 공유하게 됐다. 이들의 철학은 하늘을 지향하는 천지인 합일 사상이며 몸(본능), 맘(지성), 얼(본성)을 아우르는 철학"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함석헌은 유영모보다 역사와 실천에 대한 관심이 컸다"면서 "유영모는 자기를 이기고 자기에게서 자유로운 사람만이 역사와 사회를 바로잡을 수 있다고 했지만 함석헌은 개인의 도덕적ㆍ지성적 결함과 불완전함에도 불구하고 역사를 새롭게 하는 운동에 나설 수 있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이기상 한국외대 철학과 교수는 "유영모의 말대로 우선 먹는 행위에서부터 생명 사상을 실천할 수 있다. 모든 음식은 생명체이며 우리는 이들의 죽음을 통해 생명을 연장하고 있다"면서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오가와 하루히사 일본 닛쇼가쿠사대 교수는 "유영모 사상의 뛰어난 점은 사고의 고결함과 검소한 생활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실천했다는 것"이라면서 "사랑과 덕이 있는 인간이 되려고 하는 안창호, 이승훈, 유영모의 사상을 결합해 일체화시켜야한다"고 말했다.


   이번 포럼에는 유영모와 함석헌 외에도 일본 근현대의 사상가 아라이 오스이와 다나카 쇼조에 대한 연구결과도 논의된다.


   올해 두 차례 계획된 포럼은 첫 대회를 한국에서 열고 두 번째 포럼은 오는 12월 일본에서 개최한다.


   kimyg@yna.co.kr



<경향신문ㅣ 입력 : 2009-07-16 17:41:55ㅣ수정 : 2009-07-16 17:41:55>  


유영모·함석헌 ‘씨알사상’ 한·일 철학자들 본격조명

 김진우기자 jwkim@kyunghyang.com


 

한국과 일본의 철학자들이 다석 유영모(1890~1981)와 씨알 함석헌(1901~1989)이 제창한 씨알사상을 본격 조명하는 자리가 국내 최초로 마련된다. 씨알재단은 교토포럼과 함께 오는 19일부터 23일까지 목포대에서 씨알사상을 주제로 한 제1회 한·일 철학포럼을 개최한다. 씨알사상은 지난해 서울대에서 열린 세계철학대회에서 동서문명의 만남 속에 형성된 민주와 평화의 철학으로 주목받았다. 이를 계기로 씨알재단의 씨알사상연구소(소장 박재순)와 일본 교토포럼의 공공철학공동연구소(소장 김태창)는 씨알사상을 중심으로 한·일 간 철학교류를 지속적으로 하기로 했다. 공공철학을 추구하는 교토포럼과 공공철학공동연구소는 공공철학으로서의 씨알사상에 깊은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포럼에서는 한·일 양국의 학자 26명(한국 17명, 일본 9명)이 다른 일정 없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발제와 토론을 통해 씨알사상을 집중 조명할 예정이다. 두 단체는 두 번째 포럼을 12월 일본에서 연 뒤 포럼을 정례화 할 예정이다.



<문화일보 [인물 | 2009-07-16] >



유영모·함석헌 씨알사상… 국내 첫 한·일 포럼 열려 

김종락기자 jrkim@munhwa.com

한국과 일본의 철학자들이 다석 유영모(1890~1981)와 씨알 함석헌(1901~1989) 선생이 제창한 사상을 주제로 국내 최초로 제1회 한일철학포럼을 개최한다.


재단법인 씨알이 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19일부터 5일간 목포대에서 열린다.


지난해 서울대에서 열린 세계철학대회에서 20여명의 국내 학자들이 유영모·함석헌의 사상에 대해 발표한 것을 계기로 일본의 교토포럼과 공공철학연구소는 재단법인 씨알과 한일철학포럼을 개최하기로 뜻을 모았다.


김수중(철학과) 경희대 교수는 15일 미리 공개된 발제문에서 “유영모에서 싹이 터 함석헌에서 꽃피운 씨알 사상의 특징은 여러 사상과 종교를 회통한다는 데 있다. 이들은 기독교에서 출발했지만 이후 유교·불교·도교의 전통사상과 회통해 더 풍성하고 보편적인 세계관을 형성했다”면서 “생태환경 위기의 시대를 맞이해 씨알 사상은 그 대안을 마련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김종락기자 jrkim@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09-07-16



<광주일보 2009년 07월 17일(금) 00:00>


유영모·함석헌 ‘씨알사상’ 목포대서 첫 한일철학포럼


한국과 일본의 철학자들이 유영모(1890∼1981)·함석헌(1901∼1989) 선생이 제창한 씨알사상을 주제로 ‘제1회 한일철학포럼’을 개최한다.

씨알재단이 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19일부터 5일간 목포대에서 열린다. 씨알사상을 주제로 한일 간에 철학포럼이 열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김수중 경희대 철학과 교수는 발제문에서 “유영모에서 싹이 터 함석헌에서 꽃피운 씨알 사상의 특징은 여러 사상과 종교를 회통한다는 데 있다. 이들은 기독교에서 출발했지만 이후 유교·불교·도교의 전통사상과 회통해 더 풍성하고 보편적인 세계관을 형성했다”고 말했다.

오가와 하루히사 일본 닛쇼가쿠사대 교수는 “유영모 사상의 뛰어난 점은 사고의 고결함과 검소한 생활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실천했다는 것”이라면서 “사랑과 덕이 있는 인간이 되려고 하는 안창호, 이승훈, 유영모의 사상을 결합해 일체화시켜야한다”고 말했다.

이번 포럼에는 유영모와 함석헌 외에도 일본 근현대의 사상가 아라이 오스이와 다나카 쇼조에 대한 연구결과도 논의된다.

/연합뉴스



<서울신문 | 입력 2009.07.17 03:17>


한·일 철학자들 ‘씨알사상’ 포럼


[서울신문]한국과 일본의 철학자들이 다석 유영모(1890~1981)와 씨알 함석헌(1901~1989) 선생이 주창한 씨알사상을 주제로 포럼을 연다.


재단법인 씨알이 주최하는 ‘제1회 한·일철학포럼’이 19일부터 24일까지 목포대에서 열린다. 지난해 서울대에서 열린 세계철학대회에서 20여명의 국내 학자들이 유영모·함석헌의 사상에 대해 발표한 것을 계기로 일본의 교토포럼과 공공철학연구소가 참여의사를 밝혀 성사됐다. 이번 포럼에는 유영모와 함석헌 외에도 일본 근현대의 사상가 아라이 오스이와 다나카 쇼조에 대한 연구결과도 논의된다. 12월엔 일본에서 두 번째 포럼이 열린다.



<파이낸셜뉴스 (2009.07.17 17:10)>


[행사] 김원호 재단법인 씨알 이사장


김원호 재단법인 씨알 이사장은 19∼23일 전남 목포대에서 유영모·함석헌 선생이 제창한 씨알사상을 주제로 '제1회 한일철학포럼'을 개최한다.







<한겨레 | 입력 2009.07.17 18:40>


씨알사상 한·일 철학자 공동포럼


[한겨레] 

유영모(1890~1981·왼쪽), 함석헌(1901~89·오른쪽) 선생의 씨알사상을 주제로 한 첫 한일 공동 포럼이 열린다.


씨알재단(이사장 김원호)은 '제1회 한·일 철학포럼'을 19일부터 닷새간 전남 목포대에서 연다. 포럼에는 이기상 한국외대 교수와 김수중 경희대 교수, 오가와 하루히사 일본 닛쇼가쿠사대 교수 등 한국 학자 17명과 일본 학자 9명이 참석해 생태위기와 씨알사상, 유영모·함석헌의 사상적 연속성과 차이 등에 대해 토론한다.



씨알재단과 일본 교토포럼은 지난해 서울대에서 열린 세계철학대회에서 씨알사상이 소개된 것을 계기로 이를 일본에 알리기 위해 두 나라에서 번갈아가며 씨알사상 포럼을 열기로 뜻을 모았다. 두 번째 포럼은 12월 일본에서 열린다. (02)2279-5157.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부산일보 | 26면 | 입력시간: 2009-07-20 [10:25:00]


    


장마가 잠시 조는 사이, 찾아본 산에는 집중호우 여파로 산길이 곳곳에 파헤쳐지고 낙석이 널브러져 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이름 모를(이름을 알지 못하는) 들꽃과 풀잎들은 겨우 몸을 누일 정도의 거친 공간에 붙박여 그 질긴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 금과 은으로 된 상자 속에서는 이들은 생명의 노래를 부르지 않고 춤을 추지 않는다. 지구 식물 전체의 4분의 3 정도를 차지하는 이들이 없다면, 지구는 황량하기 그지 없을 것이다.

꽃씨와 풀씨를 함께 뜻하는 우리말은 '씨알'이다. 민중을 뜻한다. 이 씨알에서 싹튼 '씨알 사상'은 바보새 함석헌 선생과 그의 스승인 다석(多夕) 유영모 선생의 핵심 사상이다. '풀뿌리자치, 생명과 평화'라는 주제와 들어맞아 근래 들어 국내외에서 핵심적인 철학적 주제어로 조명받고 있다.

함석헌 선생은 "야무진 눈을 가지고 대듦의 정신으로, 밝는 날만 기다리는 것이 씨알의 마음이다"라고 했다. 그는 남의 종이 되는 일, 인간성을 잃고 기계가 되는 일, 남의 구경거리가 되는 일에서 벗어나서 제 소리를 내자고 했다. 풀씨가 소나 말의 뱃속을 지나서도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듯, 민중도 억압을 뚫고 힘차게 살아난다고 낙관했다. 유영모 선생은 죽기까지 일일 일식(一食)과 명상을 실천했다. 그는 "인심(人心)을 줄이는 것이 일식(一食)이요, 도심(道心)을 늘리는 것이 명상이다. 우리 삶에는 정의나 진리의 신념이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씨알 사상을 본격 조명하는 제1회 한·일 철학포럼이 어제부터 닷새 동안 목포대에서 열린다. 좋은 말은 하기 쉽고, 이미 세상에 넘쳐난다. 가치배제적이고 기존 틀에 대한 속물주의적 변론이 범람하는 세태다. 이번 포럼이 혼이 담긴 쩌렁쩌렁한 '말씀'들이 세상에 울릴 수 있는 마중물(펌프 물을 끌어올리기 위해 붓는 물) 역할을 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박태성 논설위원 pts@busan.com

 

경향신문 [전국/문화 일반] 2009.07.21. 17:48:43



“사람속에 인류 살리는 보편적 씨앗 있다”

 무안 | 김진우기자


ㆍ‘씨알사상’ 주제 한·일철학포럼 참가
ㆍ김태창 체제·권력보다 한사람 한사람의 삶·생업 중요
ㆍ박재순 민중의 자발성·주체성이 공공적 전체성과 합일

한국과 일본의 철학자들이 전남 무안에 모였다. 주제는 유영모·함석헌이 제창한 ‘씨알사상’. 씨알사상을 주제로 한·일 간 철학포럼(19~23일 목포대)이 열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양국의 철학자 20여명은 씨알사상의 인간관과 평화·생태사상 등에 대해 발표·토론한다. 이번 포럼의 산파역인 김태창 교토포럼 공공철학연구소 소장(75)과 박재순 씨알연구소 소장(59)이 지난 20일 포럼의 의미와 씨알사상의 현재적 의의 등에 대해 대담을 나눴다. 1998년부터 공공철학연구소 소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김 소장은 ‘공공철학’의 기본 원리로 씨알사상에서 영향받은 ‘활사개공’(活私開公·나를 살리고 공의 세계를 연다)을 제시해왔다. 박 소장은 대학 1학년 때 함석헌을 만난 뒤 지금까지 유영모와 함석헌의 사상을 조명하고 알리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박재순 씨알사상연구소 소장(왼쪽)과 김태창 교토포럼 공공철학공동연구소 소장이 21일 전남 목포대 교정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다. 김영민기자


김태창 = 그동안 우리는 제국의 학지(學知), 제국주의를 정당화하는 학문적 유산에서 벗어나지 못했어요. 제국의 학지에서 자유로운 새로운 지와 덕의 실천적 사례를 일본에서는 아라이 오스이와 다나카 쇼조, 한국에서는 유영모와 함석헌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제국의 학지가 제도지·관지·통치지라면 우리가 추구하는 지는 민중지·민생지·생활지·체험지·신체지입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생명이 약동하고 생명과 생활의 질이 높아지고 가정·국가·세계가 더불어 향상돼야 합니다. 다나카는 탄광촌에 들어가 메이지 정부가 추진한 근대화 정책의 결과인 환경오염에 저항했습니다. 그때 내세운 게 공공·협력·상애(相愛)였습니다. 그가 존경한 아라이는 유영모와 닮았습니다. 아라이-다나카, 유영모-함석헌을 짝지어 한·일 철학이 대화하면 한·일관계, 나아가 세계철학에 새로운 공헌이 될 겁니다.

박재순 = 세계 철학계를 지배하고 있는 제국·관제·아카데미즘의 학문지식은 진리를 탐구·실천하는 철학의 본분을 배반하는 것입니다. 철학이 직업화·전문화하면서 대중이 소외됐습니다. 유영모·함석헌의 씨알철학은 민중의 삶과 생각에서 우러나는 것입니다. 민중의 자발성·주체성이 공공적·우주적 전체성과 합일되는 철학을 추구했습니다.

김태창 = 일본은 2차 세계대전 전후의 사상과 사고 밑바탕에 ‘멸사봉공’이 깔려 있습니다. 지금도 그런 경향이 많아서 과로사가 많고 인권의식이 희박합니다. 한쪽에선 ‘멸공봉사’의 이기주의·개인주의로 극과 극이지요. 이걸 극복하려는 게 ‘활사개공’인데 씨알사상에서 실마리를 얻었습니다. 씨알사상은 개체생명이 전체생명의 기본이고, 전체생명과 연결되지 않은 개체생명은 생명활동을 오래 지속할 수 없다는 사상입니다. ‘멸사봉공’은 체제나 국가권력을 위해서 개개인의 생명을 희생하는 건데 유영모·함석헌은 개개인의 생명·생활·생업의 결정으로서 씨알의 중요성·존귀성·원초성을 강조했어요.

박재순 = 사회주의가 실패하고 자본주의도 모순과 위기를 드러내는 상황에서 씨알사상이 생태적 위기를 극복할 사상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새 시대의 철학은 사람을 중심에 놓고 사람의 근본을 새롭게 하는 것인데 유영모·함석헌은 사람 속에 영원한 생명의 불씨, 개인을 넘어 인류 전체를 하나로 만드는 보편적 씨앗이 있다고 봤습니다. 씨알사상은 인간을 이해할 때 생명적·생태학적 영역으로 확대하고 영적·정신적으로 심화·고양시키면서도 관념론으로 빠지지 않고 씨알 한 사람 한 사람을 어버이처럼 섬깁니다.

김태창 = 일본인은 국가 없이 못 사는 민족인데 한국인은 국가 없이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데서 유대인과 닮았습니다. 지금처럼 국가가 상대화되어 가는 상황에서 반드시 부정적으로 볼 건 아닙니다.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려면 국가에서 자립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필요가 있어요. ‘국가적 공공성’과 함께 ‘시민적 공공성’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일본 우익과 민족의식이 강한 학자들은 ‘국가적 공공성’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저는 ‘세계시민적 공공성’을 강조합니다. 씨알이 자기와 타자가 어울려 전체를 살리는 생명력으로까지 승화되는 힘으로 발전해야 합니다.

박재순 = 씨알은 그 본성이 공명하고 감응하는 것입니다. 또 풀뿌리 자치를 얘기하고 아래로부터 권력이 형성돼 올라가야 한다고 얘기합니다.

김태창 = 일본은 병영국가·관영국가였지 참된 의미에서 시민이 주체적으로 경영하는 민영국가인 적이 없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한국은 병영국가도, 관영국가도 되지 못했지만 씨알사상을 잘 살리면 참된 의미의 민영국가를 시험해볼 수 있습니다. 자각된 씨알들이 생명원리를 주축으로 삼아 잘사는 백성이 만드는 잘사는 나라를 만들자는 것입니다.

박재순 = 함석헌은 씨알자치에 의해 나라를 새로 형성하자고 했는데 민족·국가를 넘어 세계시민연대에 의한 세계평화정부를 지향합니다. 유영모는 씨알철학이 알맞이라고 했어요. 앎(깨달음)에 대한 맞이, 앎에 맞는 삶을 살고 실천하는 게 철학이고, 알맞게 먹고 입고 자고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 철학입니다. 함석헌은 개체인 ‘나’가 어떻게 전체와 조화롭고 하나가 되는 삶을 사는가에 대한 이해와 깨달음과 실천을 철학이라고 했어요.

김태창 = 체제나 권력보다 중요한 게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숨·삶·생업입니다. 생명·생활·생업공동체라는 생태공동체를 생각하고 지역적·지구적 연대를 만들 수 있어야 합니다. 체제 유지보다는 생명 존중의 사상을 실천했던 일본의 아라이·다나카, 한국의 유영모·함석헌의 생애와 사상을 한·일철학포럼의 첫 주제로 삼은 것은 동아시아와 세계에서 진정한 생명·생활·생업공동체를 공동 구축하려는 철학운동을 가동시키려는 것입니다.

<무안 | 김진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