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학자 반고흐가 사랑한 책

조회 수 9038 추천 수 0 2014.01.28 11:41:14
저자 : 박홍규 
역자 :  
출판사 : 해너머 
내용 : 책소개

《독학자, 반 고흐가 사랑한 책》은 반 고흐가 읽고 느끼고 배운 책들을 다루면서 책의 위대함과 그 책으로부터 배우고 느끼고 창작을 한, 겸손한 사람의 모습을 그린다. 아카데미가 낳은 오만불손한 엘리트가 아니라, 학교 밖의 자유로운 독서가 낳은 겸손한 예술가를 조명한다. 반 고흐가 좋았다. 반 고흐만 사랑했다. 예(여기) 있으면서 반 고흐에 관한 책을 꼭 만들고 싶었다. 너무도 흔하게 소비되는 반 고흐가 아닌, 광기 어린 삶을 살다 간 반 고흐가 아닌, 반 고흐의 예술세계를 낳게 한 원동력을 파헤치고 싶었다, 감히. 수많은 ‘반 고흐’ 책이 있지만 반 고흐의 예술관과 세계관에 깊은 영향을 미친 ‘뭔가’를 알고 싶었고, 반 고흐가 쓴 수백 통의 편지를 틈나는 대로 읽었다. 그 안에서 발견했다. 반 고흐는 지독한 독서광이었다는 것을. 누구도 못 말릴 독서가였다는 사실을.


저자소개

저자 : 박홍규
저자 박홍규 교수는 책을 많이 쓰기로 유명하다. 밥을 먹고 책만 쓰는 건 아닐까 의심이 갈 정도다. 법, 예술, 종교, 철학 등 관심 분야도 다양하다. 특히 빈센트 반 고흐를 사랑하여 ‘반 고흐 책’을 많이 썼다. 《독학자, 반 고흐가 사랑한 책》은 2011년에서 2013년까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펜을 열고 닫기를 반복하면서 썼다. 그만큼 어렵고 힘들게, 아파하면서 썼다.“나는 왜 빈센트 반 고흐를 사랑할까? 그것은 영영 끝나지 않을 사랑일까?” 저자는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는 일이 좋아 화가가 되고 싶었다. 중학교 시절 ‘반 고흐 전기’를 읽고 반 고흐에게 빠져버렸다. 화가의 꿈을 접은 건 재능에 회의를 품기도 했거니와 학교 선생이던 아버지의 뜻을 존중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마침내 대학에 들어가 ‘법’, 그것도 남들이 다 꺼리던 ‘노동법’을 전공하였다. 졸업 뒤에는 한동안 야학에서 눈이 새까맣고 초롱초롱한 아이들을 가르쳤다. 농부가 평생 땀 흘려 밭을 일구듯이 자신은 캔버스를 일군다고 말한 빈센트 반 고흐처럼, 게으름 피우지 않고 공부하며 글을 쓰고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빈센트 반 고흐를 의중지인, 즉 마음속 진실한 벗으로 여기고 《내 친구 빈센트》, 《빈센트가 사랑한 밀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편지》 등을 썼다. 죽을 때까지 반 고흐를 공부하고, 느끼고, 세상에 알리기를 소망한다. 전공 책으로는 《한국과 ILO》, 《노동법》, 《사법의 민주화》, 《예술 법을 만나다》 등이 있으며 《법은 무죄인가》로 1997년 백상출판문화대상을 받았다. 그 밖에 《오노레 도미에》, 《고야》, 《윌리엄 모리스 평전》, 《나의 헨리 데이비드 소로》, 《아나키즘》《박홍규의 에드워드 사이드 읽기》등이 있고, 번역을 한 책으로는 《간디 자서전》, 《오리엔탈리즘》 등이 있다. 현재 영남대학교에서 교양학부 교수로 학생들과 소통하고 있다.

목차


머리말: 반 고흐, 낮은 자세로 읽고 배웠던 사람
1장 반 고흐, 책에 빠지다
책을 읽는 이유 25
독서의 배반 27
독서의 위로 30
반 고흐를 사로잡은 작가 33
반 고흐의 독서 취향 39
영원?노동자?공동체에 이끌렸던 사람 44
작은 공동체를 꿈꾸던 소박한 아나키스트 49
자연에서 경이로움을 보는 범신론자 53

2장 반 고흐가 사랑한 종교철학책
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품에 안은 성경 59
그리스도에 대한 사랑
르낭의 《예수의 생애》 75
아나키스트 예수 | 르낭의 문제점
버니언의 《천로역정》 93
켐피스의 《그리스도를 본받아》 102
톨스토이의 《나의 종교》 106
톨스토이 독서와 빈센트
마음속 스승을 다룬‘밀레 전기’ 116
빈센트와 밀레

3장 반 고흐가 사랑한 시인
키츠 135
롱펠로 142
휘트먼 150
하이네 155
셰익스피어 162

4장 반 고흐가 사랑한 프랑스 문학
미슐레의 여자와 사랑 예찬 171
《사랑》
거리의 여자 시앵과 인민 179
이 여자에게 돌을 던지지 마라 | 역사가 미슐레
《인민》과 협동체 이론 | 미슐레의 문제점
볼테르의 《캉디드》 192
발자크의 《시골 의사》 199
발자크와 빈센트
위고의 번뇌하는 숭고의 사람들 208
《사형수 최후의 날》 | 《레미제라블》 |
《범죄의 역사》 | 《93년》
졸라의 격정과 불굴의 사람들 241
《사랑의 한 페이지》 | 《제르미날》 | 《작품》 | 졸라와 빈센트
로티의 《국화 부인》 273
〈아를의 여인〉과 〈무스메〉
모파상의 추락하는 상처받은 사람들 291
《벨아미》 | 《피에르와 장》
플로베르의 《부바르와 페퀴세》 304
공쿠르 형제의 질곡의 사람들 314
《제르미니 라세르퇴》와 《마넷 살로몽》
도데의 《타라스콩의 타르타랭》 323

5장 반 고흐가 사랑한 영문학
스토의 《톰 아저씨의 오두막》 335
칼라일의 《의상철학》 343
칼라일의 문제점
디킨스의 인간적인, 너무도 인간적인 사람들 355
《크리스...(하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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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기획의도: 세상에 단 하나뿐인 책을 꿈꾸다, 감히
―세계 최초로 반 고흐의 예술과 사상에 토대가 된 책을 집중 조명!

빈센트 반 고흐에 관한 책은 차고 넘친다. 그가 그린 〈별이 빛나는 밤〉의 무수한 별처럼. 한데 또다시 반 고흐 책이라니. 반 고흐가 좋았다. 반 고흐만 사랑했다. 예(여기) 있으면서 반 고흐에 관한 책을 꼭 만들고 싶었다. 너무도 흔하게 소비되는 반 고흐가 아닌, 광기 어린 삶을 살다 간 반 고흐가 아닌, 반 고흐의 예술세계를 낳게 한 원동력을 파헤치고 싶었다, 감히. 수많은 ‘반 고흐’ 책이 있지만 반 고흐의 예술관과 세계관에 깊은 영향을 미친 ‘뭔가’를 알고 싶었고, 반 고흐가 쓴 수백 통의 편지를 틈나는 대로 읽었다. 그 안에서 발견했다. 반 고흐는 지독한 독서광이었다는 것을. 누구도 못 말릴 독서가였다는 사실을.
잘 알려져 있듯이 반 고흐는 정규 교육을 얼마 받지 못했다. 학교도 길어야 8년 다니다 말았다. 열여섯 나이에 생활전선에 뛰어들어 화상으로 일했다. 그래서일 것이다. 배움에 갈증을 느껴, 걸신들린 듯 책을 구해다 읽고, 동생과 벗들에게 저가 읽은 책을 열렬히 권한 것은. 빵(밥)을 먹듯이 책을 읽으며 공부하고 싶다던 그였다. 간혹 아카데미 학원에 등록하여 이론수업을 듣기도 했지만 얼마 못 가 그만두고, 유명한 화가의 화실을 드나들며 그림을 공부하기도 했으나 오래가지 못했다. 그 뒤 입버릇처럼 아카데미 교육으로는 살아 있는 그림을 그릴 수 없다고 토로하곤 했다.

소품이 아닌 경외의 마음으로
책 정물화를 그리다, 오로지 책이 주인공인 정물화를

반 고흐가 수백 통이 넘는 편지에 언급한 책은 300권이 넘고, 문학 관련 언급만도 800건이 넘는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인 소포클레스부터 빅토르 위고, 발자크, 셰익스피어, 디킨스, 르낭, 톨스토이까지 입에 올린 작가도 150여 명에 달한다. 책을 너무도 사랑하여 오직 책만을 화폭에 담기도 했다(공쿠르와 졸라와 리슈팽의 소설책을 한데 그린 〈책 세 권의 정물〉). 뿐만 아니라 의사 가셰의 초상화나 지누 부인의 초상화 등에 책을 그려 넣곤 했다. 단순히 소품이 아니라 진실로 경외하는 마음으로 책을 그려 넣었다. 모두 반 고흐 자신이 읽고 감동한 책들이다(에밀 졸라의 《제르미날》, 스토의 《톰 아저씨의 오두막》, 발자크의 《시골 의사》, 모파상의 《벨아미》,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 등).
반 고흐는 특히 밀레 전기인 《장 프랑수와 밀레의 삶과 예술》을 밤새워 읽고 화가의 길을 선택했다. 그동안 미술품 판매상, 보조 교사, 임시 전도사 직을 전전하던 차였다. 밀레처럼 반 고흐 자신도 농부를 그리는 화가, 민중을 그리는 화가가 되고 싶었다. 뿐만 아니라 들라쿠르아가 쓴 ‘색채 이론’ 책을 닳도록 읽으면서, 색으로 영원을 드러내는 작업을 맹렬히 해나갔다. 와중에 병들고 멸시받았으나 포기하지 않고 꿋꿋이 그 일을 밀고 나갔다. 그리하여 스스로 진정한 농민화라 일컬은 〈감자 먹는 사람들〉, 색채로 영원을 드러내려 한 〈별이 빛나는 밤〉 등 인간의 마음을 움직이는 걸작을 내놓고 세상 저편으로 갔다.

“사랑하는 동생아, (…) 우리는
《대지》와 《제르미날》을 읽은 사람이다.
농부를 그린다면 우리가 읽은 작품이 우리의 일부가 되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구나.”(1888년 8월 18일, 테오에게 쓴 편지)

되풀이하건대 반 고흐의 삶과 예술을 다룬 책은 발에 치일 만치 허다하다. 그럼에도 이 책을 기획하게 된 것은 반 고흐의 예술과 사상에 물줄기가 된 책들을 집중 조명하고, 나아가 책에서 거의 모든 것을 얻었던 ‘독학자 반 고흐’를 통해 학교 교육만이 정답이고 제도권의 지식만이 옳다고 주입하는 세상에 감히 저항을 하고 싶어서다. 권력으로 작용하는 학력과 학벌에 반기를 들고 싶어서다. 저 19세기 화가가 증명해보였듯이 진실로 낮은 자세로 책을 읽고 공부하는 태도야말로 세상을 감동시키는 예술을 낳고, 궁극에는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된다는 것을 호소하고 싶어서다.
반 고흐가 읽고 감동한 저작들을 집중 조명한 책은 아마도 《독학자, 반 고흐가 사랑한 책》이 세계적으로 유일할 것이다. 물론 반 고흐가 읽은 책을 간략하게 나열하는 식의 논문이나 독서 목록을 몇 줄로 일별한 책은 미국에 있는 줄로 안다. 그러나 《독학자, 반 고흐가 사랑한 책》처럼 반 고흐가 주로 어떤 책들을 읽었으며, 그 책들로부터 어떠한 영향을 받고, 어떻게 그 영향을 그림으로 창조했는지를 진지하게 살핀 책은 세계 어디에도 없으리라, 아직은.

●본문 요약: 반 고흐가 사랑한 종교철학책, 성경과 《천로역정》과
《그리스도를 본받아》와 《나의 종교》와 ‘밀레 전기’
그리고 시인 키츠, 롱펠로, 휘트먼, 하이네, 셰익스피어!

반 고흐가 찬탄한 프랑스 작가 미슐레, 빅토르 위고, 에밀 졸라,
발자크, 모파상, 도데 그리고 영미 작가 칼라일, 엘리엇, 디킨스, 스토!

본문은 총 5장으로 이뤄져 있다. 1장에서는 사람이 책을 읽는 이유, 독서의 배반, 독서의 위로에 대해 간략히 풀어놓는다. 그리고 반 고흐를 사로잡은 작가와 반 고흐의 독서 취향 등을 짚는다. 2장부터 본격적으로 반 고흐가 읽은 책을 집중 조명하고, 독자와 함께 읽으면서 감정의 공유를 꾀한다. 반 고흐가 날 때부터 품에 안은 성경을 비롯하여 예수의 삶을 과학적이고 합리적으로 조명한 르낭의 《예수의 생애》, 17세기 청교도문학의 정점으로 통하는 버니언의 《천로역정》, 금욕적 삶과 내면의 성찰을 강조하는 켐피스의 《그리스도를 본받아》, 외부의 혁명보다 내면의 혁명을 촉구하는 톨스토이의 《나의 종교》 그리고 밀레의 삶과 예술을 다룬 ‘밀레 전기’ 등을 살피고, 그 책들이 어떻게 반 고흐의 내면을 살찌웠는지 짚어본다. 3장에서는 반 고흐가 사랑한 시인들을 다룬다. 영국에서 화상으로 일하면서 접한 시인, 키츠를 포함하여 롱펠로와 휘트먼, 하이네, 셰익스피어 등을 살핀다. 반 고흐는 키츠의 시를 친구에게 보낸 편지 말미에 옮겨 적기도 하고 롱펠로의 〈별빛〉을 옮겨 적기도 했다. 〈별빛〉의 한 구절인 “정복되지 않는 의지의 별/ 고요하고 결연한/ 말없고 침착한 그 별이/ 내 마음속에 떠오른다”는 반 고흐의 걸작인 〈별이 빛나는 밤〉과 자연스럽게 오버랩된다. 특히 롱펠로의 시 〈추수하는 이와 꽃〉의 한 구절은 반 고흐의 평온하면서도 강렬한 작품인 〈수확하는 사람〉을 연상시킨다. “여기 죽음이라는 이름을 가진/ 한 추수하는 이가 있어/ 예리한 낫으로 단숨에/ 곡식과 그 사이에 핀 꽃들을 베어냈네/ (…) / 오, 그날 와서 곡식을 거두는 이는/ (…) 이 푸른 대지에 찾아와 꽃들을 베어간 천사였네.” 반 고흐는 〈수확하는 사람〉을 두고 테오에게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이 뙤약볕 아래 밀을 베어 들이는 사람에게서 나는 죽음의 이미지를 본다. 그가 베어 들이는 밀은 바로 인류 자신일지도 모른다는 뜻에서다. 하나 이 죽음 속에는 그 어떤 슬픔도 없다. 태양이 만물을 순수한 황금빛으로 물들이는 환한 대낮에 발생한 죽음이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창녀 시앵을 화폭에 담고
그 아래 미슐레의 책 한 구절을 옮겨 적다:
‘어떻게 여성이 지상에 버려져 홀로 있을 수 있는가?’

반 고흐는 휘트먼의 시집 《풀잎》을 읽고도 감동하여 동생 빌에게 휘트먼을 드높였다. “미국 시인 휘트먼은 현재에도 미래에도 참으로 아름다운 사랑과 우정과 노동의 세계를 보는구나.” 4장에서는 반 고흐가 사랑한 프랑스 문학을 다룬다. 학자 출신 문장가인 미슐레를 비롯하여 볼테르, 빅토르 위고, 에밀 졸라, 발자크, 공쿠르 형제, 모파상, 알퐁스 도데 등 반 고흐가 애독한 작가들의 작품을 살핀다. 반 고흐는 이들의 책을 읽지 않으면 우리 시대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고 누이동생 빌에게 충고할 만큼 프랑스 작가들의 책을 열렬히 탐독하였다. 특히 미슐레의 여성 친화적인 책인 《사랑》이나 민중 친화적인 《인민》 등을 읽고 깊이 감동하였고, 임신한 창녀 시앵을 화폭에 담으면서 그 아래 잠언처럼 미슐레의 책 한 구절을 옮겨 적기도 했다. ‘어떻게 여성이 지상에 버려져 홀로 있을 수 있는가?’ 반 고흐가 요람 속 아이를 유독 화폭에 많이 담은 것도 미슐레가 요람 속 아기를 경의에 찬 대상으로 그렸고, 거기에 반 고흐가 전적으로 공감했기 때문이다.
반 고흐는 졸라의 소설을 특히 좋아하여 졸라의 책에 삽화를 그리면 좋겠다고 동생 테오에게 말하기도 했다. 공쿠르 형제가 공동으로 작품을 발표하고 협업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도 동생 테오와 보다 힘을 합쳐 공동작업에 매진하기를 꿈꾸었다. 풍자미가 돋보이는 볼테르의 철학소설 《캉디드》에 나오는 낙천주의자 ‘판글로스’를 가리켜, 그와 같은 이가 곁에 있어 희망에 찬 조언을 해주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하소연하기도 했다(테오에게 쓴 편지). 모파상의 장편소설《벨아미》도 반 고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책이고, 도데의 펜 끝에서 살아난 우스꽝스런 사냥꾼 ‘타르타랭’을 보면서 반 고흐는 실로 즐거워했다. 그리하여 그 《타라스콩의 타르타랭》에 나오는, 퇴물 합승마차를 그림으로 남기기도 했다.

엘리엇의 《아담 비드》를 읽고 깊이 감동,
보리나주 탄광촌으로 들어가 광부들을 섬기고 사랑하다

마지막으로 5장에서는 반 고흐가 사랑한 영문학을 다룬다. 반 고흐가 참으로 아름다운 소설이라고 격찬한, 스토의 《톰 아저씨의 오두막》을 비롯하여 칼라일의 구도철학소설 《의상철학》, 그리고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 《어려운 시절》, 조지 엘리엇의 《아담 비드》 《사일러스 마너》 등을 살펴본다. 반 고흐는 《톰 아저씨의 오두막》을 읽고 깊이 감동하여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큰 지혜와 사랑 그리고 압제에 고통받는 가난한 사람들을 그리는 아름다운 소설로써, 읽을 때마다 새로운 것을 발견하게 된다.”(테오에게 쓴 편지) 그리고 친구 라파르트에게 쓴 편지에, 칼라일은 《의상철학》으로 인간을 욕보이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보다 한 차원 높이 고양시키려 한다고 평했다.
반 고흐는 디킨스를 몹시 좋아하여 《크리스마스 캐럴》 《어려운 시절》 《두 도시 이야기》 등 디킨스의 소설들을 탐독하였다. 인간의 구원과 갱생을 다룬 《크리스마스 캐럴》은 평소 구원과 영원에 관심이 많던 반 고흐에게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특히《두 도시 이야기》에 나오는, 자기희생적인 인물 ‘시드니 카턴’이 좋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조지 엘리엇의 소설을 반 고흐는 좋아했고, 잊지 않고 조지 엘리엇을 드높였다. “조지 엘리엇은 글솜씨도 뛰어나지만 그것을 뛰어넘어 뭔가 독특한 천재적 자질을 지니고 있네. (…) 엘리엇만큼 철저하고 성실하며, 훌륭한 작가는 그리 많지 않다네.”(라파르트에게 쓴 편지) 반 고흐는 엘리엇의 장편 소설 《아담 비드》를 포함하여 《사일러스 마너》 《미들 마치》 《급진주의자, 펠릭스 홀트》 등을 감동적으로 읽었다. 특히 《아담 비드》는 빈센트의 삶에 실로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아담 비드》 속 인물인 독실한 신앙인 다이나가 황량한 탄광촌으로 가서 광부들을 가르치고 위로하는 모습은 빈센트에게 강한 인상을 주었다. 그리하여 빈센트 자신도 벨기에 탄광촌인 보리나주로 가서 광부들에게 성경 말씀을 전하고 몸소 지하 갱도로 내려가 광부와 일을 했다. 《아담 비드》 뿐만 아니라 직조공이자 은둔자 ‘사일러스 마너’의 구원을 그린 《사일러스 마너》를 읽고도 크게 감동하였다. 사일러스 마너가 종교 공동체에서 모함을 받고 쫓겨나, 외딴 시골마을에 숨어 살면서 겪는 고독한 삶과 소생을 보면서 반 고흐 자신도 그런 삶을 꿈꾸었다.
이렇게 《독학자, 반 고흐가 사랑한 책》은 반 고흐가 읽고 느끼고 배운 책들을 다루면서 책의 위대함과 그 책으로부터 배우고 느끼고 창작을 한, 겸손한 사람의 모습을 그린다. 아카데미가 낳은 오만불손한 엘리트가 아니라, 학교 밖의 자유로운 독서가 낳은 겸손한 예술가를 조명한다.

책속으로 추가
지은이 볼테르는 낙관주의자 선생인 판글로스를 현실을 똑바로 보지 못하는 궤변론자이자 나중에 가서는 자기 철학(낙관주의)을 뒤집는 사기꾼 철학자임을 폭로하지만, 독자 빈센트는 확실히 판글로스를 부조리한 세상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불굴의 인간으로 받아들인다. 책으로 나온 이상 모든 글은 독자의 판단에 맡겨진다는 말이 있듯이, 볼테르가 때론 우스꽝스럽게 때론 진지하게 그린 판글로스는 빈센트에게 어떤 가르침을 주는 스승으로 다가왔던 것이다. (192~195쪽)

위고를 빈센트는 평생 좋아했다. 위고는 빈센트가 스토 그리고 디킨스와 함께 가장 존경한 작가이기도 했다. 언제부터 빈센트는 위고를 찬양하기 시작했을까. 이십대 초반인 1875년 런던에 머물던 때다(1875년 4월 6일 편지). 특히 1879년 보리나주에서 낮은 자리에서의 삶을 치열하게 경험한 뒤 이듬해 가을, 그곳을 떠나기 직전 데생에 열중하면서 많은 책을 읽었다. 그 당시 읽은 위고의 《레미제라블》과 《사형수 최후의 날》은 빈센트에게 환희를 안겨 주었다(1880년 9월 24일 편지).

나는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을 읽고 있다. 내게는 오랜 추억으로 남아 있는 책이지만 동시에 다시금 읽고픈 책이다. 정말로 아름다운 책이다. 그리고 나는 미리엘 주교한테서 기품과 숭고함을 느낀다.-1883년 3월 29일경 또는 4월 1일, 테오에게 쓴 편지 (208~220쪽)

1882년 7월 6일 빈센트는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 ‘시앵’을 소개하면서, 처음으로 졸라에 대해 언급한다. 입원 중에 읽은 졸라의 장편소설 《사랑의 한 페이지》가 ‘회색투성이 파리’를 너무나도 훌륭하게 묘사해서 앞으로는 그의 작품이라면 무엇이나 읽겠고, 그의 소설에 자신이 삽화를 그리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빈센트를 단번에 사로잡은 소설 《사랑의 한 페이지》는 정숙한 미망인과 지성적이고 매력적인 유부남 의사가 서로 한눈에 반해 불같은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이다. 또한 두 사람을 질투하는 미망인의 딸 잔느의 심리가 탁월하게 그려진 작품이기도 하다. 고상한 미망인은 어떻게든 이성으로 욕망을 잠재우려 애쓰지만 결국 굴복하고 남자에게 몸을 맡긴다. 안 그래도 몸이 허약한 딸은 질투심에 눈이 멀어 점점 심하게 앓다가 죽고 만다. (…) 빈센트는 여러 작가의 수많은 책을 읽었으나 구체적으로 소감을 밝히는 일이 많지는 않다. 졸라의 《제르미날》도 읽고도 별 소감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자신의 그림을 설명하면서 《제르미날》을 언급하였을 뿐이다.

사랑하는 동생아, 높은 양반들은 이런 과장을 봐도 단지 서투르게 모방을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겠지. 그러나 그게 우리와 무슨 상관이냐? 우리는 《대지》와 《제르미날》을 읽은 사람이다. 농부를 그린다면 우리가 읽은 작품이 우리의 일부가 되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구나.-1888년 8월 18일, 테오에게 쓴 편지

소감을 따로 밝히지 않았어도 빈센트는 광부들의 파업을 다룬 《제르미날》을 읽고 공감했다. 졸라는 광산에 가서 실상을 몸소 겪은 뒤 이 장엄한 소설을 썼다. (241~246쪽)

빈센트는 아를에 도착한 직후에도 눈이 내려 쌓인 아를을 바라보며 하숙집에서 도데의 소설 《알프스의 타르타랭》을 읽었다. 이 소설은 《타라스콩의 타르타랭》이 성공한 뒤 몇 년 지나서 다시금 같은 남자 주인공을 내세운 모험담이다. (…) 《타라스콩의 타르타랭》은 빈센트에게 꽤나 흥미로운 소설이었다. 빈센트가 그림으로 남긴 〈타라스콩의 합승마차〉도 《타라스콩의 타르타랭》에 나오는 그 합승마차다. 소설에서 ‘타라스콩의 합승마차’는 프랑스에 막 생기기 시작한 기차로 인해 퇴물로 취급받아 프랑스 식민지인 알제리로 팔려간다. 거기서 ‘합승마차’는 타르타랭을 만나 하소연을 하는 것이다. 이 더러운 알제리에서 자신을 구해달라고! (323~329쪽)

1879년 스물여섯 살의 빈센트는 디킨스의 《어려운 시절》을 읽고서 가혹한 산업 사회의 노동력 착취를 비판하는 그 소설에 공감한다고 썼다. 또한 그 사회에서 소외된 고독한 노동자 주인공 ‘스티븐 블랙풀’의 희생정신에도 공감했다고 말했다(1879년 8월 5일 편지). (…) 디킨스는 교장과 자본가를 통해 계몽을 한답시고 사실과 수치만을 주입시키는 광신주의자의 민낯을 보여줌과 동시에 교조주의적인 노동조합을 거부하고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직조공 스티븐 블랙풀을 통해 사랑과 휴머니즘의 승리를 보여준다. 빈센트가 스티븐 블랙풀을 좋아할 수밖에 없는 것도 스티븐은 온전히 무학의 노동자지만 교조주의적인 노동운동을 멀리하고, 기계적인 삶을 버리고 떠나기 때문이다. (362~364쪽)

디킨스를 깊이 읽었던 것처럼 빈센트는 영국 소설가인 엘리엇을 깊이 탐독하였다. 어찌나 엘리엇의 소설에 감동했던지 빈센트는 친구 라파르트에게 엘리엇을 드높이기도 했다. “특히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엘리엇은 글솜씨도 뛰어나지만 그것을 뛰어넘어 뭔가 독특한 천재적 자질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네. (…) 엘리엇만큼 철저하고 성실하며, 훌륭한 작가는 그리 많지 않다네.”(1884년 3월 18일경, 라파르트에게 쓴 편지)
빈센트는 1876년 8월 18일 테오에게 쓴 편지에, 《목사 생활의 양상》과 함께 엘리엇의 《급진주의자, 펠릭스 홀트》를 읽으면 행동거지를 바르게 하게 된다고 썼다. 그리고 그 이듬해 1월 21일 테오에게 쓴 편지에 《목사 생활의 양상》과 《아담 비드》를 언급하며, 아버지가 이 소설책들을 읽었으면 하는 속내를 내비쳤다. (…) 《아담 비드》의 여주인공인 다이나 모리스(Dinah Morris)는 누구보다도 빈센트 반 고흐에게 영감을 준 인물이다. 그녀는 가난하고 척박한 땅인 스노필드에서 방직공장 일을 하면서 헌신하는 삶을 산다. 안락하고 편리한 시골 농장에서의 삶을 버리고 빈민촌으로 가, 낮은 자리에서 섬김의 삶을 사는 모습은 유독 빈센트의 마음을 흔들었다. 그리하여 빈센트는 과감히 영국에서의 삶을 뒤로하고 보리나주 탄광촌으로 가게 된다.

“사랑하는 여러분, 여러분과 저는 가난합니다. 우리는 허름한 오두막집에서 태어났고 보리빵을 먹으며 자랐으며 비천하게 살았습니다. 우리는 학교도 많이 다니지 못했고 책도 별로 읽지 못했으며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 외에는 그 어떤 것도 알지 못합니다.”

헤이슬롭 마을의 한 광장에서 다이나가 국교회 신자들인 마을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으며 설교를 하는 모습이다. 다이나의 처지와 빈센트의 처지는 많이 닮아 있다. (378~385쪽) 
출판일 : 2014-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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